윤유중 광명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윤유중 광명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붉고, 노랗던 잎사귀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가을과 이별을 고하는 비가 몇 차례 내리더니 날이 제법 쌀쌀해졌다.

겨울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각 가정마다 월동대비 필수품으로 난방기구 1~2개 이상은 구비하고 있을 것이다.

조작이 비교적 간단하고 짧은 시간 내 온도를 올릴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지만 부주의하게 사용할 경우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빼앗아 가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9일 새벽, 종로 한 고시원에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쳐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전열기구에서 불이 시작돼 이불로 끄려다 오히려 더 크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의 사례와 같이 겨울철은 난방기구 사용 부주의에 따른 화재가 많은 시기다. 시민 스스로 취급에 주의하고 안전점검 등을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사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난방용품 구입 단계부터 KC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한다.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살핀 후 주의사항을 읽어본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대부분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둘째, 전기장판에 장시간 이불이나 담요를 깔아 놓지 않도록 한다. 열이 축적되면 장판 내부 온도를 과도하게 상승시켜 화재 발생 위험성이 커진다. 또한 무거운 물건은 올리지 않고, 전기 연결부에 먼지 등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한다. 

셋째, 멀티탭(Multi-tap)에 소비전력이 많은 제품을 여러 개 꼽지 않도록 한다. 전기 과부하는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 부득이할 경우 전력 용량의 80%가량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쓰지 않는 제품은 꺼두거나 콘센트를 뽑는다.

넷째, 난로의 경우 사용 중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타기 쉬운 물품과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연소 방식인 석유나 가스난로의 경우 동작 시 연료를 보충해서는 안 되며 불씨가 완전히 꺼진 후 이동한다. 전기난로는 전력 소비량이 매우 크므로 과부하를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보일러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래된 보일러의 경우 폐가스가 누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보일러 연통 내부 이물질과 배기가스 냄새를 확인하고 연통 가장자리가 부식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선 난방기구뿐만 아니라 다른 화기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생활 속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건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300개의 작은 실수와 29개의 경미한 사고들이 먼저 발생한다고 한다. 화재 예방은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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