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송림동 류현진 야구거리 전시부스에 걸린 유니폼이 옷걸이가 부러친 채 늘어져있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류현진 야구거리 전시부스에 걸린 유니폼이 옷걸이가 부러친 채 늘어져있다.

인천시 동구 ‘류현진 야구거리’의 설치물들이 훼손되고 있지만 구에서는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4일 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박문삼거리부터 송림오거리까지 1㎞ 가량 거리에 약 7억5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류현진 야구거리’를 조성했다. 류현진 선수의 모교인 동산고등학교 주변에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하고 그의 활약을 소개하는 기념물들이 있다. 또 여기에는 류현진 선수가 소장했던 유니폼과 모자, 글러브, 야구배트 등도 진열돼 있다.

하지만 일부 조형물들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다저스 홈·원정 유니폼은 옷걸이가 부러진 채 반쯤 구겨져 알아보기 어렵고, 전시물 스티커는 닳아 없어져 자국만 남아있으며 야구거리를 알리는 간판에는 글자는 떨어져 있었다. 동산고 정문 옆에 설치된 류현진 우체통에는 흙먼지가 쌓여있다.

특히 전시부스는 결로현상으로 인해 계속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처럼 눈이 내리는 등 날씨 영향을 받으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물방울이 맺혀있다. 이런 결로현상은 진열품의 훼손으로까지 이어진다. 지난 10월 전시부스에 있는 류현진 선수의 친필 사인볼 표면에 검은 곰팡이가 생겨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구는 당시 밀폐형 전시부스를 뜯어내 청소하고 상태가 변질된 진열품은 교체했다. 먼지가 묻은 유니폼은 세탁해 다시 진열했으나 이번에는 옷걸이가 문제가 됐다. 원래 고정할 때 사용하던 자석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부착형 옷걸이로 바꿨는데, 진열장 안의 습기로 인해 접착력이 약해져 떨어진 것이다.

구는 결로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단열처리가 된 진열장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5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해 보류했다. 전시품을 실내로 옮기는 방안 역시 부지를 찾기가 어렵고, 예산이 많이 들어 현실성이 없다고 구는 설명했다.

동산고에 재학 중인 A군(17)은 "류현진 선수가 동산고 출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굉장히 뿌듯했는데, 관리가 안된 야구거리를 보니 속상하다"며 "류현진 선수에 대해 알 수 있는 볼거리가 더 많이 생기거나 깔끔하게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야외 전시장이기 때문에 훼손이나 결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고, 망가진 옷걸이는 오늘 바로 복구할 예정"이라며 "진열장을 교체하거나 장소를 옮기는 방안은 당장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직원들이 주의를 기울여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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