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그만큼 전국의 표심이 집약된 곳으로 여야 정당의 성적표가 고스란히 투영되기 때문이다.

인천은 내년에 큰 변화가 없는 한 13개 지역구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기호일보는 ‘2020 21대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13개 지역구의 판세는 물론 후보들의 면면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은 연수구가 1995년 분구된 뒤 지난 19대 총선이 있었던 2012년까지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선거구다. 2016년 치른 20대 총선에서 단일 선거구였던 연수구가 갑·을로 분리된 후에야 박찬대 후보가 처음으로 승리했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정승연(인하대 교수)후보를 불과 214표차로 아슬아슬하게 꺾었다. 당시 박 후보는 범진보로 분류된 진의범 국민의당 후보가 19%가량이나 득표한 상황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무용담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른 지역 선거구에서 단일화 실패에 따른 어부지리를 헌납하는 상황에서 정치 초년생인 박 후보가 적은 표차이기는 하지만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박 의원은 2014년부터 연수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왔다. 인천 출신인 그는 동인천고와 인하대를 졸업했다. 공인회계사로 금융감독원과 다수 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현재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총선 대표 공약이던 ‘수인선 청학역 신설’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정 교수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후보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변혁은 지난 3일 신당추진기획단 인천시당을 발족하고 내년 총선 준비에 본격 나섰다. 박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정 교수에 대한 기대감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지켰던 보수텃밭을 다시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를 반영하듯 총선에서 지역구를 되찾겠다고 벼르는 후보들이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보군은 이재호 연수갑 당협위원장과 제갈원영 전 인천시의회 의장, 이성옥 노무사 등이 경선에 참여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호 연수갑 당협위원장은 연수구에서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을 지냈다. 인천 출신으로 대헌공고·인천대를 졸업했다. 2002년 구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 현재 황교안 대표 특보도 겸임하면서 지역구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제갈원영 전 의장은 올해 초부터 인천중·제물포고 총동문회장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물포고·고려대를 졸업하고 6·7대 시의원, 7대 시의회 하반기 의장, 연수구생활체육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제갈 전 의장은 연수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경험도 있다. 인천시의원을 지낸 이성옥 노무사도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구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유정복 전 시장의 연수갑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소문에 불과하지만 최근 지역 강연과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일부 지역 인사들은 유 전 시장이 출마해야 현역인 박 의원을 꺾고 지역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 전 시장은 연수갑뿐 아니라 남동갑, 중·동·강화·옹진 등 다양한 지역구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자천타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거구가 분리되기 전 황 전 부총리는 연수구에서 내리 4선을 지냈다. 지도부 권유로 험지 출마를 선택해 서을에 출마한 후 낙선했지만, 연수구에는 아직도 그의 영향력이 남아 있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후보로 선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례대표인 신보라 의원도 연수갑 출마설이 나오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광주 출신으로 인천과는 이렇다 할 연고도 없는데다, 같은 당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을 물색하다 최근 인천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천시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을 우습게 본다는 지적이다.

 정의당은 이렇다 할 후보군이 없다. 이혁재 전 사무총장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현재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어 해당 지역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은 이내훈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만화가로, 스스로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조만간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매니페스토위원장과 국민의당 서울시 청년위원장 등을 지냈다. 손학규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추연어 전 인천시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추 전 시의원은 한나라당 연수구지구당 사무국장과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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