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갑 선거구는 유권자 15만여 명을 둔 대표적 원도심이다. 

 경인전철 제물포역∼주안역을 끼고 있는 도화1∼3동, 주안1∼8동은 1960년∼1980년대 역세권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였던 인천의 중심 시가지 중 하나였다. 인천대를 중심으로 한 제물포와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반드시 머물러 가는 주안역은 젊은이들의 해방구 같은 곳이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이곳은 1970년대까지 야권이 선거에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젊음의 도시였던 이곳은 도시가 팽창하지 못하고 침체되면서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떠나며 그 자리를 중년층과 노인들이 채웠다. 저층 주거지와 빌라, 다가구주택 등이 변화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으로 분류되고 있다. 다른 원도심처럼 자연스럽게 주민들은 보수화됐다. 그렇게 미추홀갑 지역은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제9대 총선 이후 지난 20대 총선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제는 ‘전통적 보수 텃밭’이라는 인식을 씻기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내년 4·15 총선에서 3선의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에 대항할 상대당 후보로 누가 나서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의원은 판사 및 인천시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제18·19·20대 총선에서 당시 유필우(통합민주당)·김성진(통합진보당)·허종식(더불어민주당)후보를 각각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홍 후보는 44.83%(3만7천283표)의 득표로 2위인 허종식 후보를 7천760표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홍 후보가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보기 어려운 선거였다. 당시 3위를 차지한 국민의당 후보가 1만6천여 표를 가져가며 민주당과 표가 갈라져 어부지리(漁父之利)였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거나 양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뤄냈다면 홍 후보가 패배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에 속해 있는 홍 의원은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주안역 경유 및 유치를 위한 시민토론회 등을 지역에서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으나 걸림돌이 있다.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현재 2심 재판을 받는 등 중진 의원으로 당 안팎에서 쇄신 요구가 잇따르고 있어 공천 배제나 험지 출마론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같은 당에서는 조동암 전 인천시 경제부시장이 경쟁자로 나설 기세다. 조 전 부시장은 1975년 인천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2016년 5월 1급인 경제부시장에 임명됐다. 그는 유정복 전 시장 재선을 위해 2018년 5월 공직을 사퇴하고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 현재 ㈔인천지방행정동우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나눔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허종식 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출마가 확실시 되고 있다. 허 부시장은 조만간 부시장직을 사퇴하고 총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허 부시장은 인하대를 졸업하고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2011∼2014년 시 대변인을 역임했다. 지난 40년간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미추홀갑 지역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지역 살림살이를 챙기면서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문영미 전 미추홀구의원이 출마를 앞두고 있다. 문 전 의원은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여성·아동·청소년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특화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3선 구의원을 지낸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정치 경력이 없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미추홀갑 지역위원장을 역임한 김충래 변호사의 출마가 거론된다. 김 변호사 역시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나온 지역 토박이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법률 상담과 자문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재개발·교통 체증 등 산적한 원도심의 현안을 해결하고, 원도심·신도시 간 격차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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