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미세먼지 그리고 숲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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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미세먼지 그리고 숲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김진 수원국유림관리소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12.10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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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수원국유림관리소장
김진 수원국유림관리소장

「조선왕조실록」을 보더라도 강원도 영동지방이 조선시대부터 최다 산불발생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종 20년인 1489년 3월 25일 강원도 양양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민가 205가구와 낙산사 관음전이 탔는데, 이 지역은 공교롭게도 2005년 4월 4일 발생한 양양·낙산사 산불지역과 동일지역이다. 「승정원일기」에도 인조21년 1643년 4월 20일 강원도 양양에서 큰 산불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 정조 13년인 1789년 5월 14일에는 산불이 3건 발생했는데, 장소는 경북 영일 진전, 경남 밀양 고예, 경남 양산 내포였다. 조선시대 문헌 중 산림 피해에 대해 가장 상세히 기록된 사례로, 불에 타서 소실된 나무를 보고한 점으로 미루어 피해면적이 상당히 넓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강원 삼척과 강릉, 경북 상주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났으며, 2017년에도 5월 6∼7일에 걸쳐 강릉·삼척지역에 산불이 발생, 200ha의 산림이 타는 등 강원도 지역에는 연례행사처럼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봄철에 강원 동해안지역에서 유난히 대형 산불이 빈발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남고북저형의 기압 배치로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을 때 대기 상층에 있는 따뜻한 공기로 인해 초속 30m 가까운 돌풍으로 변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년도에는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 강원도에서 대형 재난성 산불 3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사망 2명 등 인명피해와 1천291억 원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고성·속초에서 1천227ha, 강릉·동해에서 1천260ha, 인제에서 345ha 등 총 2천832ha의 울창한 산림과 여러 시설들이 단숨에 초토화됐다.

산불이 나면 짙은 연기가 유입돼 미세먼지 수치가 더 나빠지게 된다. 지난 4월 5일 속초시에서는 초미세먼지 수치가 119㎍/㎥으로 매우 나쁨(76㎍/㎥ 이상), 미세먼지 수치도 167㎍/㎥으로 매우 나쁨(151㎍/㎥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기록됐으며 그 이유는 산불임이 자명한 사실이다.

산불이 나기 전 강원도의 울창한 숲에서는 미세먼지를 끊임없이 줄이며 청정 환경을 만들고 있었다.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 ‘흡수’하며, 가지와 나무줄기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과정을 거치고, 숲 내부의 상대적인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의 효과로 미세먼지를 신속히 ‘침강’시키는 과정을 통해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숲에서는 미세먼지를 25.6%, 초미세먼지를 40.9%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의 창고인 산림을 잘 보호해 산불 등으로부터 산림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대부분 봄철에 심할 거라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사실 미세먼지는 의외로 봄보다 겨울에 가장 농도가 높다고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11월부터 높아져 2월이면 정점에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에는 장마철 등으로 인해 비가 많이 내려 습도가 높아 먼지가 어느 정도 씻겨 내려가지만 겨울은 대기정체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한다. 여기에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면 하늘이 뿌옇게 변해 버리게 된다. 

모든 산불은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되므로  작은 불씨를 만들지 않도록 예방이 우선이며, 공무원 등 일부의 노력만으로 산불을 방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과거 온 국민이 한마음이 돼 민둥산을 울창한 산림으로 만들어 낸 것처럼 국민들이 각별한 주의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산불예방 활동에 동참하면 ‘산불’과 ‘미세먼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산림청이 홍보하는 "숲은 사랑, 숲이 국민에게 드립니다"가 실현되기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들이 산불예방에 경각심을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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