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인천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대신협)가 주최하는 ‘자치분권 인천 토론회’가 12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자치분권 제도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기획됐으며, 박남춘 시장과 이용범 시의회 의장,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발제자로 나선 정정화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자치분권의 실태와 과제’라는 주제로 자치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자치분권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두 가지 지적했다. 국가사무·지방사무 비율이 73%대 24%, 국세·지방세 비율이 75%대 25%로 정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고, 전국 지자체의 61%(151곳)가 지방세로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 간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지방의회 간 입법권 배분에 관한 원칙 확립과 과세자주권 보장 같은 근본적인 접근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옳은 말이고, 그렇게 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를 위해선 기존 권력집단, 즉 국회와 행정부가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진 주제발표 세션에서는 행안부의 장금용 자치분권제도과장과 안경원 선거의회과장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과 주민참여3법(주민투표·주민소환·주민조례발안제) 개정안을 설명했다. 본 개정안이 통과되면, 행안부는 하위 법령을 정비해 1년 안에 새로운 지방자치법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중석 대신협 회장이 좌장을 맡은 지정토론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 중심의 국가체계 재편, 자치분권을 위한 재정분권 선행과 지역언론 역할,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 위상 강화’ 등 유익한 아이디어들이 다수 제시됐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자치분권 지역 토론회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하나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중앙 권력집단이 그동안 누려온 지대추구 포기는 물론 자신들의 권한과 조직 축소까지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치분권은 더 많은 정치인·공무원과 중복된 업무, 규제가 넘쳐나는 비효율적인 국가로 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각오가 돼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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