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생필품을 사기 위해 상점으로 향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는 도중 한 상가를 바라보니 업종이 바뀌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저 가게 언제 바뀌었네?" 라고 말하니 "옆 가게에 자주 갔으면서도 그걸 여태 몰랐어"라며 핀잔을 준다.

아무런 생각 없이 다녔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반면 "그동안 내가 뭘 보고 다닌 걸까?"라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눈으로 본다고 생각했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보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흔히 우리는 내 눈에 비치는 것이 사물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 눈으로 보는 것과 사물의 본질이 일치하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곤 한다.

얼마 전 이천에서 건강한 이천시를 만들겠다며 출범식을 가진 시민연합의 결성 과정을 보면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날 출범식에서 자유대한민국 헌법의 가치 아래 이천시의 건전한 삶의 문화활동을 전개하며 창조질서와 건전한 윤리, 도덕 경로 사상, 잘못된 성문화 비정치적 NGO단체 활동의 취지와 목적을 지향한다며 시민연합 단체의 출범을 선언했다.

그러나 출범선언 참여 과정에서 한 단체 임원이 "우리 단체는 어떠한 경로든 이 출범식에 참여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어느 누구와 참여 여부를 물어봤는지에 대해 밝혀 달라"고 요구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특히 이날 참여 단체로 명단을 올린 58개 단체 가운데 일부단체와 후원단체의 명단에 적힌 일부 지역 언론사들도 참여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이의제기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이 사람마다 표현 방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내가 보고 들은 것만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듣고 본 내용이 사실과 정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사물을 보거나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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