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옛 주인선 폐선부지에 조성된 길이 1.4㎞의 주인근린공원에서 한 주민이 가늘고 길게 늘어선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다. /사진=김종국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옛 주인선 폐선부지에 조성된 길이 1.4㎞의 주인근린공원에서 한 주민이 가늘고 길게 늘어선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다. /사진=김종국 기자

인천 주인근린공원 화장실 설치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의 요청으로 화장실 추가 설치를 추진하려고 하지만 설치 공간 부족은 물론 주민 반발 우려 때문이다.

22일 미추홀구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주인공원은 2005년 12월 5일 미추홀구 숭의4동 일원에 있던 옛 주인선 폐선부지에 조성됐다. 공원 입구광장에서 또 다른 진입광장까지 길이 1.4㎞, 면적 2만7천990㎡ 규모로 폐선된 ‘주인선 주안∼남인천’ 일부 구간의 기차 궤도를 따라 공원을 만들었다. 철길 형상을 따서 만들어 폭이 좁고 길게 늘어진 게 이 공원의 특징이다.

하지만 시장·대로변 상가, 사거리와 횡단보도 등으로 공원 산책로 곳곳이 단절되면서 이 공원은 6개 지구(A~F지구)로 나뉘어졌다. 공원 모습이 이렇게 일반적 공원과는 다르다 보니 화장실 이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공원 내 유일한 화장실은 경인전철 제물포역(남부역) 인근의 E지구에 있다. 문제는 E지구가 수봉로를 사이에 두고 녹지축이 끊기면서 나머지 A·B·C·D지구 등과 완전히 단절돼 공원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B·C지구에서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일부 주민들은 용변을 해결할 곳이 없어 공원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구는 일부 주민들의 화장실 설치 요구를 인지하고 있지만 민원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구가 주인공원 E지구에 남녀가 따로 쓰는 공중화장실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공원 내 6개 지구 중 유일하게 부지 폭 38m가 확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지구의 공원 평균 폭은 10∼14m로 물리적으로 공중화장실을 지을 수 있는 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또 구는 공원 1.4㎞ 구간 양측으로 다가구주택과 빌라, 단독주택 등이 빈틈없이 들어차 화장실 설치 시 미관 및 위생·치안 문제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집단 반발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숭의동 주민 A(74)씨는 "공원이 단절된 상황에서 제물포역 방향에 있는 화장실은 멀어서 이용을 못 한다"며 "구는 시민의 불편을 간과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공원 폭이 좁아서 위생 문제가 큰 이동식 간이화장실을 설치할 수도 없고, 화장실을 추가로 만들면 공원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기존 생활을 침해할 소지도 있어서 난감하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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