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4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통과 직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이런 반헌법적인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시작을 하고 있다"며 "이 법이 통과되고 나면 곧바로 비례대표 정당을 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비례한국당 창당이 꼼수’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차기 총선에서 이번에 통과를 획책하고 있는 준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의 해괴한 선거법이 얼마나 반헌법적·반문명적인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미 중앙선관위에 ‘비례한국당’ 당명을 등록한 인사와 접촉을 통해 의사를 타진하고,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비례정당을 독자적으로 창당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이어 김 정책위의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한국당 창당 구상에 대해 지난 6월부터 당 내부적으로 검토해왔음을 밝혔다.

그는 "중앙선관위에 등록할 마음만 먹으면 이틀 만에 등록할 수 있다"며 "사실 지난 6월부터 원내에서 비례한국당 관련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필리버스터에서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을 다 보내 기호 2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가 베네수엘라, 알바니아, 레소토 등 일부 독재국가에서 도입됐다가 폐지된 후진적 선거제도"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을 현실화하려는 것은 새로 바뀐 선거제 틀 안에서 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상당수 확보해 제1당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선거제 개혁에 앞장선 군소정당의 이익까지 상당 부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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