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저물어 가고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2019년은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된다. 

 올해 초 세운 신년 계획은 ‘1010’이었다. 당시 흥미를 갖고 진행 중인 두 가지 일에 대한 각오를 담은 계획이었다.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한 것이다. 내가 세운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바로 주변정리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름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대단한 착각이었다. 배신감에 충격이 컸다. 물론 상대방은 배신이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다.

 ‘받은 것도 없고, 갚을 것도 없는데 무슨 배신이냐’, ‘내가 중요하지 니가 무슨 상관이냐’ 등등….

 맞는 말이다. 본인이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달라 하던 모습은 다 잊었나 보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앞으로 믿어달라고 하던 사람은 다른 생명체인가 보다.

 2020년 경자년에는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치러진다.

 사람들은 국회의원을 ‘선량’이라도 부른다. 국가를 위해 일하도록 뽑은 뛰어난 인물이라는 뜻이다.

 선거철이면 많은 예비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일꾼’을 자처하며 도와달라고 한다. 평소 즐겨 신는 명품 수제 구두를 벗어 던지고 시장과 동네 골목골목을 누빌 운동화로 갈아 신는다. 유세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세상 친절하게 웃으며 다가가 ‘이웃’ 행세를 한다.

 지난 총선에서도 많은 후보들이 이런 식으로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의원님이 됐다. 그런 의원님들이 모여 ‘헌정사상 최악’이란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에 4년을 보냈다. 또 다시 명실상부한 선량을 제대로 가려낼 책임과 권리가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주어졌다.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고 냉정하게 인물을 검증해야 한다. 한순간의 선택이 나와 내 가족,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박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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