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상주(麗澤相注)’는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이 서로 물을 대며 마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자년(庚子年)에는 이 사자성어를 바탕으로 인천교육가족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더 섬세한 현장 지원을 하겠습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저와 인천교육공동체는 2020년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고 스스로 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 시민들이 행복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인천교육을 만들고자 한다"며 새해 다짐을 밝혔다. 

‘실천하는 민주시민 참여하는 교육공동체’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이 교과서로 키워지는 시민이 아니라 실천과 참여를 통해 성장하는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2020년 인천교육의 중점 추진 과제는.

▶2020년에는 ‘실천하는 민주시민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라는 슬로건 아래 8대 역점사업을 정했다. 평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동아시아 시민 양성, 기초학력 보장사업 강화, 일반고 교육 역량·직업교육 강화, ‘책 읽는 도시, 인천’ 만들기, ‘폭력 없는 인천, 생명존중 인천’ 시민운동, 학교자치 역량 강화,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확대, 평등교육·무상교육 추진 등이다. 

동아시아의 허브인 인천이 한 발 먼저 동아시아 시민을 길러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교육과정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청소년 동아시아 역사기행, 세계 속 한국사 바로 알리기, 국제 교류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겠다. 

올해는 ‘책 읽는 도시, 인천’을 만들겠다. ‘책 날개 입학식’ 사업을 통해 모든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그림책 두 권씩을 선물할 계획이다. ‘북 리스타트 운동’을 펼쳐 중장년과 노인들이 책 읽는 인천시민의 모범이 되도록 지원하겠다.

폭력 예방과 생명존중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따로 일 수 없다. ‘IN생 민·관·학 공동체’를 중심으로 폭력 근절과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켜 300만 인천시민 모두가 게이트키퍼, 생명사랑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 모든 학교에서 관계 중심 생활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도록 하겠다.

-현재 인천교육의 가장 큰 현안과 대안을 꼽는다면.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의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교가 지역을 살린다’는 철학적 바탕 위에서 2018년 ‘교육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학교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109개 교육균형발전 대상학교에 맞춤형 교육 지원, 인적 인프라 강화, 교육환경 개선, 지역사회 연계 등 17개 세부사업에 대해 약 1천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성과지표 개발, 설문조사 실시, 토론회 개최를 통해 교육균형발전 대상학교 구성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반영한 변경계획안을 마련했다. 

2022년까지 학교공간 혁신을 위한 미래교실 구축사업을 교육균형발전 대상학교에 우선 지원할 계획이며, 기초학력 향상 교육 등 맞춤형 교육 지원을 강화하겠다. 또 지자체, 지역사회와 협력으로 함께 하는 교육혁신지구 운영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지역과 다니는 학교가 달라도 우리 아이들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지원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 

-인천형 직업교육 체계를 잡겠다고 했다. 직업교육 활성화 계획과 최근 현장방문한 독일의 사례 중 인천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인천형 직업교육은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교육을 받고 삶의 터전을 잡는 것’을 기본 맥락으로 한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현장중심 맞춤형 직업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민·산·학·관 협의체를 통해 직업계고 발전 방안을 도출하겠다. 직업계고 체질 개선을 위한 특성화고 혁신을 지원하고, ‘선취업-후학습’의 진로생태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와 함께 고졸 취업 활성화, 안전한 실습실 환경 구축 및 실습실 선진화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인천지역 전략산업을 반영한 인천진로교육원을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교육연수원 세계시민교육부 부지에 2022년 개원할 예정이다. 대중문화예술고 전환 설립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

얼마 전 다녀온 독일은 우리가 도입한 마이스터고의 모델이 되는 직업교육이 앞선 나라다. 인상적인 것은 독일이 놀랄 정도로 기업에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업계고 교육환경 개선의 눈높이를 더욱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울러 독일에 취업한 인천전자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만나 외국어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들었다. 인천형 직업교육과정 개발에서 안전교육과 외국어교육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를 반대해 왔지만 결국 확대 쪽으로 정책 방향이 결정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표되는 수시제도는 그동안 학교 현장을 수능 문제풀이식 교육에서 탈피해 배움중심수업, 독서와 토론수업, 과정중심평가, 협력학습, 학생자치활동 측면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정시 수능 위주 전형 확대는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고 학교교육이 다시 과거의 ‘문제풀이 정답 맞히기 수업’으로 돌아가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다. 또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도 적합하지 않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이자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힘’, 특히 사회적 역량이 자라는 데 부적절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해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시 확대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진 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동안 인천은 정시보다는 수시제도에 강하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 변경되는 입시제도에 대한 걱정도 나오는데 정시 확대에 따른 대응책이 있나.

▶지난해 11월 28일 발표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의 핵심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평가하도록 하는 것과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 중학교 2학년의 대입에 해당하는 2023년부터 정규교육과정 내 활동인 교과활동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교육청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리고 현 중학교 3학년의 대입에 해당하는 2022년부터 논술과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이 45% 이상인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정시 선발 인원이 현재보다 5천625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기자전형과 논술전형 폐지를 통해 정시 선발 인원을 늘리고자 하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은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6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은 지난해 42.4%에서 올해 42.8%로 최근 이어오던 확대 추세를 유지했으며, 여전히 전체 전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교육청은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맞춰 인천의 대입 강점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준비뿐 아니라 정시 확대에도 발맞춰 수시와 수능 위주 정시 전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새해 인천교육가족들에게 한마디.

▶학부모들의 성원과 관심 덕분에 2019년 한 해 동안 우리 학생들의 ‘삶의 힘’도 성장했으리라 생각한다. 꼭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선생님들과 학교를 믿어 주셨으면 한다. 여러분이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실 때 학교는 발전하고, 선생님은 더욱 힘을 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다. 내 아이만을 생각하는 학부모가 아니라 모든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며 돌보는 진정한 ‘시민’으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

저 또한 우리 아이들이 인천에서 잘 배우고 인천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교육특별시 인천’의 그림을 학부모·학생·교사·시민·지역사회 모두와 손잡고 함께 그려 가겠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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