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서 최대의 실패자로 단연 손꼽히는 인물이 원소다. 그는 후한 최대 명문 출신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인물 등용 시대에 잘 어울리는 인물인데다 관도에서 조조와 결전하기 직전에는 천하제일의 군벌이었다. 당시 2위에 해당하는 조조에 비해 군사력이나 관할 지역의 인구와 경제력 면에서 거의 3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전풍·저수 등 참모들의 진언을 듣지 않고 무모한 도전을 한 나머지 패망하고 만 것이다. 원소의 근거지 기주성이 함락되기 직전 수비군 대장이 심배였다. 심배는 최후까지 항전을 독려하다가 끝내 사로잡히는 신세가 돼 조조 앞에 끌려왔다.

이대 심배는 "나는 처음부터 원 씨의 신하였고 죽어서도 원 씨네 귀신이 되겠다. 어서 죽여라! 하고 소리쳤다.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나 조조로 하여금 "적이었지만 충성심과 의리가 가상하니 성 북쪽 양지바른 곳에 잘 장사 지내 주라"고 명령까지 했다.

바야흐로 총선이 백일도 채 안 남았다. 창당이다 통합이니 하는 소리가 요란한데 과연 심배 같은 인물이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서로 헐뜯고 뭉개 넘어뜨리려 각축하니 말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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