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북한’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는 각급 연구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서로 앞을 다투어 내년도 북한의 대내외정책에 관련된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초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이런 전망은 그 당해년인 2020년 정월 1일에 접어들어서는 점입가경(漸入佳境)을 이루듯 정부기관을 비롯해 언론사까지 가세(加勢)하면서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등 각 부문에서 봇물이 터지듯 나오면서 자타(自他)칭 ‘전문가’로 지목(指目)된 사람들은 ‘이 방송 저 방송’, ‘이 신문 저 신문’ 등의 언론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평소 닦아온 입담(?)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아마도 이들에게는 바로 이때가 ‘대목이자 장날’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이다.

그러나 이들의 진단이나 전망은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진치(眞値) 혹은 정답(正答)’과는 점차 멀어지며, 이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들었거나 경청, 시청한 사항에 대한 시청자, 청취자들의 관심도 ‘언제 그랬느냐’ 하는 식으로 시들어가며, 이런 가운데 주요 계기마다 이들은 또다시 언론에 등장해 자신의 내공(?)을 과시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이런 ‘맞거나, 틀리거나’ 혹은 ‘아니면 말고…’식의 진단과 전망은 냉혹한 분단 현실에 처해 있는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접근을 크게 저해하는, 어떤 측면에서는 국가안보에 크나큰 공백(空白)을 초래케 하는 행위에 다름 없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시각과 접근, 그리고 나름대로의 해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며, 코미디식으로 이를 소화하거나 해석해서는 결코 안될 일임을 제언하고 싶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필자는 2020년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조심스럽게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심정으로 전망해 보고자 한다.

우선 북한의 대내외 정책부문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이런 전망에 가장 기본적으로 원용되는 것은 북한당국이 매년 1월 1일 발표하는 ‘신년사’에 그 대강(大綱)이 나와 있다.

이 신년사는 김일성이 집권했을 당시에는 매년 발표됐으나, 그의 사후(死後)에는 김정일에 의해 ‘당보(로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공동명의의 신년사설’로 대체되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2020년의 경우 집권 이래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의 발표 없이 당 중앙위 제7기 5차 회의(12.28-31)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에 따르면, 국방력 강화로 자주권, 생존권을 보위하고 삼지연, 중평남새온실농장, 양묘장, 양덕 등 경제건설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는 가운데 "국방력 강화와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진력해 나갈 것"을 역설했다.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앞으로 더욱더 공고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북한당국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12.22) 및 앞서 예거한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자위적 국방력 발전’을 위한 핵심문제와 군조직 개편, 중앙군사위원 인사 등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이들 회의에서는 군 총정치국장인 김수길, 인민무력상 노광철, 국가보위상 정경택, 군 총참모장 박정천, 인민보안상 최부일, 인민무력성 제1부상 서홍찬,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손철주, 군 보위국장 조경철, 당 부위원장 리만건 등이 대거 참가해 강화된 국방력을 앞세운 ‘새로운 길’을 모색한 것으로 보이며, 이런 강경 기조는 내년에도 변함없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통치구도를 더욱 굳건하게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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