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정 생계 걸린 ‘양육비’ 안 주겠다 버텨도 별 대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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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 생계 걸린 ‘양육비’ 안 주겠다 버텨도 별 대책 없다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1.15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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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해결모임은 지난 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한 부모에 양육비 를 제대로 주지 않은 사람들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법 제정을촉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을 열었다. /사진 = 양육비해결모임 제공
양육비해결모임은 지난 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한 부모에 양육비 를 제대로 주지 않은 사람들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법 제정을촉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을 열었다. /사진 = 양육비해결모임 제공

수원에 사는 김미정(37·가명)씨는 2018년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8년 만에 종지부 찍었다. 두 사람은 이혼 과정에서 당시 9살이던 아들과 4살 딸 등 자녀 2명을 김 씨가 키우고 매달 양육비 100만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8년간 육아에 전념하던 김 씨는 경력단절 여성으로 경제적 능력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런데 전남편은 이혼 초반에 양육비 전액을 한 번 지급했을 뿐 자신의 형편에 따라 제멋대로 줬다. 이로 인해 어린 자녀 둘이 다니던 학원비와 어린이집에 등록할 교육비는커녕 당장 생계비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려야 했다. 그마저도 지난해에는 지급 횟수가 줄어 3차례 받은 게 고작이다.

김 씨는 "이혼 후에도 양육비 지급 문제로 전남편과 다툼이 잦으면서 저는 물론 아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며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던 한부모가정이 자녀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보면 왠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더욱 슬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경기도내 한부모가정이 양육비를 제때 지급받지 못해 가난에 빠지면서 생계 유지에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비양육권자 신상공개 등으로 양육비 지급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의 ‘2018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부모 10명 중 7명(73.1%)은 ‘단 한 번도 양육비를 지급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국의 한부모가정은 44만5천801가구로 도내는 10만9천726가구(24.6%)가 등록돼 있어 가장 많다. 이 중 모자가정은 7만2천129가구다.

문제는 모자가정의 경우 이혼 여성이 장기간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처해 재취업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전남편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자녀와 함께 경제적 빈곤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14년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듬해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출범해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상담·협의·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양육비를 직접 회수하거나 전달해 줄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운영상 한계를 지녔다.

게다가 법원의 양육비 지급명령을 지키지 않아도 비양육권자에게 최대한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감치에 그치는데다, 이 결정이 내려지는 데 1년 이상 소요된다.

상황이 이렇자 양육비를 고의로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한부모가정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14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다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구본창(57)배드파더스 대표 등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한부모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는 저소득·청소년 한부모가정에는 양육비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양육비를 고의로 주지 않는 부모들에 대한 대책은 아직까진 없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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