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20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진인탄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20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진인탄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 달 초순께 시집 식구와 함께 중국 상하이(上海) 여행을 계획했던 이모(37·여·수원)씨는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급속히 확산되는 모양새를 보이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씨의 제안으로 처음 계획했던 중국 여행이 느닷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씨가 여행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이나 숙박 및 교통 등 예약을 진행한 건 아니어서 취소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문제는 없다. 하지만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시조카가 생애 첫 여권까지 만들었다며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데 이를 취소했을 때 지을 아쉬움에 가득한 표정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이처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나라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겨울방학을 맞아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려던 국내 여행객들의 근심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 공식 확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는 최초 발생지인 우한(武漢) 198명 외에 광둥(廣東)성 14명, 베이징(北京) 5명, 상하이(上海) 2명 등 총 219명에 달한다. 발생 지역인 후베이(湖北)성 우한시 경계를 넘어서 수도 베이징은 물론 광둥성과 상하이까지 중국 전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우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198명 가운데 4명이 숨졌다. 35명은 중태에 빠졌으며 이 중 9명은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25명이 완치돼 퇴원했지만 169명은 여전히 격리된 채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인접 국가의 감염 사례도 나오고 있다. 태국과 일본에서도 우한을 방문했던 중국인 각각 2명, 1명이 감염자로 확진됐다. 우리나라도 확진 환자 1명이 격리 치료 중이며, 유사 증상 의심자 3명은 모두 음성 판정돼 격리 해제됐다.

중국 당국은 물론 주변 국가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해외여행 성수기인 초·중·고 및 대학생 겨울방학을 맞아 반짝 특수를 노리려던 여행업계도 울상이다. 중국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 및 여행업체 사무실로 ‘지금 중국으로 여행 시 감염에서 안전한지’ 등을 묻는 게시글이나 문의전화가 한 달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도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서인지 꾸준히 자신이 가는 여행지 상황을 확인하는 전화는 걸려 오지만 아직 패키지 등 상품을 취소한 고객은 없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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