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개(犬)뜰.’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앞 열린광장 ‘인천애(愛)뜰’에 붙은 별명이다. 광장을 누비는 반려견들이 많다 보니 ‘인천애(愛)뜰’보다 ‘인천개(犬)뜰’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필자는 보통 출근길에 ‘인천애(愛)뜰’을 지나간다. 지하철 인천시청역에서 내려 광장을 거쳐 회사로 가는데, 종종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과 마주치고는 한다. 이들 대부분은 반려견에 목줄을 착용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배변봉투와 휴지를 챙겨 다니고 있다.

그러나 가끔 치우지 않은 반려견의 배설물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날씨가 쌀쌀한 겨울에도 이럴진대 날이 포근해지는 봄부터는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배설물을 보게 될까 걱정이 든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1일 ‘인천애(愛)뜰’을 개장했다. 1985년 12월 구월동 청사가 개청한 이래 34년 만에 시청 앞마당이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된 것이다.

개청 당시 청사 앞에는 아스팔트가 깔린 넓은 공터가 만들어져 주차장이나 시민들이 벼를 말리는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2년 이곳에 미래광장이 조성됐다. 하지만 사실상 차도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어려웠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시민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어 도심 속의 섬으로 남게 됐다고 한다.

이후 2019년 누구나 산책하고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과 피크닉 테이블, 벤치가 곳곳에 놓인 잔디마당으로 탈바꿈했다. 또 정문 앞에 서 있던 은행나무 밑에 데크를 설치해 버스킹 공연이나 야외 결혼식, 벼룩시장 등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렇듯 막힌 담장을 허물고 시민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하는 광장,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열린 광장으로 바뀌었으나 기본적인 에티켓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모두가 아닌 일부만의 ‘인천애(愛)뜰’, 아니면 진짜 ‘인천개(犬)뜰’이 될 수도 있다.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한 광장인 ‘인천애(愛)뜰’이 되도록 작지만 큰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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