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2020년에는 도내의 다양한 클러스터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의 R&D 여건을 조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실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의 김기준 원장에게서 2020년 새해의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취임 1주년이 됐다. 새해와 2년 차를 맞이하는 각오는.

 ▶경과원은 ‘경제’와 ‘과학’을 관장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으로 창업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해외 판로 개척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다양하게 펼치며 도내 창업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과학기술 R&D 지원과 바이오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산업 고도화에 힘쓰며 4차 산업혁명의 컨트롤타워로서 경기도의 과학기술 진흥 및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 12월 취임 당시 계획했던 일을 80% 이상 추진했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지원사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과원의 비전을 ‘경기도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혁신성장의 촉진자’로 정했다. ‘혁신성장의 촉진자’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을 통해 성장하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자는 의미로, 이러한 혁신성장이 있어야만 중소기업의 발전이 가능하다. 지난해는 비전을 만들고 비전에 따른 각자의 역할을 찾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혁신성장의 촉진자’라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도록 하겠다. 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기술개발 인프라를 제공하고 국제 정보를 공급하는 한편, 이들이 국내외 시장을 누빌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시책을 펼치는 것이 경과원의 임무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와 끊임없는 도전을 필요로 하는 인고의 과정이다. 기업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건강한 혁신성장의 생태계를 조성해 강소기업으로의 성장을 인도하겠다.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하는 경과원의 전략은.

 ▶역대 산업혁명마다 주도기술이 있었다. 활용 범위가 매우 넓고 투자와 생산, 소비를 크게 바꿔 놓은 기술이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 등이 대표적이다. 학자들은 이러한 기술에 ‘범용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AI(인공지능)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혁명을 이끄는 범용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AI 추격자로 선진국 추격에 성공하려면 고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AI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원을 집중해 AI의 수요·공급 연결망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즉, AI 연구와 인재 양성, AI 기업 육성과 신시장 창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판교를 대한민국 최고의 창업과 혁신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AI 클러스터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을 중심에 두고 대학과 연구소 등이 별개가 아닌 공동의 연구가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바이오산업 성장 필요성에 대한 계획은.

 ▶바이오산업은 국민 건강과 경제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산업이자 부존자원 없이 인력자원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2015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1천600조 원에 달했다. 2024년에는 우리나라 3대 수출 효자 산업인 반도체, 화학, 자동차 시장을 더한 규모(2천770조 원)보다 바이오 시장(약 2천800조 원)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바이오산업 현황을 보면 2017년 우리나라 생산 규모는 10조1천264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조 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도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는 2017년 기준 4조2천255억 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2위인 충북의 1조8천889억 원보다 2배 이상 크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그 중심에 경과원의 바이오센터가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바이오센터와 유치 계획에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광교를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 이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산업생태계 흐름을 읽어 스마트 헬스케어 VR(가상현실) 기반 구축사업 추진을 필두로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기업 지원 기반을 조성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앞장서겠다.

 이렇게 광교와 판교테크노밸리를 경기도 신산업 핵심 허브로 구축하고, 각 지역 클러스터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면 모든 도내 기업은 정보 공유가 가능하게 되고 결국 경기도 전체가 발전하게 될 것이다.

-경과원이 2020년 새로이 도전하는 분야는.

 ▶도와 경과원은 올해 수소생산기지 구축과 차세대 수소에너지 연구개발(R&D) 사업 전개 등 경기도의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경과원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2019년 하반기 분산형 수소구축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48억5천만 원에 달하는 국비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울산·여수 등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소량이 전국의 96%에 달해 도내에 공급되는 수소가격은 1㎏당 8천8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도와 평택시, 경과원은 이 사업 유치를 통해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일원에 하루 5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9천900여㎡ 규모의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하게 됐다. 2021년 3월께 시설이 완공돼 수소 생산이 본격화되면 약 8천 대의 수소전기차가 이곳에서 생산된 수소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며, 도내 수소공급가격도 1㎏당 5천50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수소전기차 및 수소버스 보급 등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실패를 겪었지만 높은 재기 가능성을 가진 중소기업의 ‘패자부활’을 지원하고자 150억 원 규모의 ‘경기재도전 펀드’를 최근 조성했다. 통계상으로는 첫 창업보다 재창업 기업의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지만 우리 사회는 한 번 실패하면 낙인을 찍어 다시 일어서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가 80억 원, ㈜킹고파트너스와 어니스트벤처스(유) 19억 원, 농협은행 29억 원, 신한은행 10억 원, 성균관대가 10억 원 등을 출자해 총 150억 원 규모로 운용하며, 펀드의 총괄 운용은 경과원이 맡았다.

 재창업 기업을 위한 펀드는 지자체에서는 경기도가 최초이며, 앞으로 기술을 개발하고도 신용도 문제 등으로 자금 조달과 제품 사업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재창업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전히 지원에 목말라하는 중소기업이 많다.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은 다양하다. 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해소해 달라는 이야기도 있고,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새롭게 세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많은 애로사항 중에는 간단한 컨설팅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한 부분들이 상당수 있다. 이런 경우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어 기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바쁘게 기업을 운영하느라 간단한 컨설팅받을 시간조차 없는 기업인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애로를 해결하고, 기업 지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더 많이 현장을 뛰어다니겠다.

 더불어 5060세대 퇴직자들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그들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경험이 부족한 청년창업자들이나 기업인들에게 전수해 성공 창업과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수요에 부응하는 지원사업 발굴과 지원으로 더 많은 기업이 우리가 조성한 ‘혁신성장의 생태계’에 함께 하게 함으로써 강소기업으로의 성장을 인도하겠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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