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천지역 경제를 잿빛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일본 수출규제 때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28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지역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5% 떨어졌다"며 "상하이항이 폐쇄되는 등의 여파가 국내 전체와 인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내수시장도 급격히 침체되고 관광은 물론 수출입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한 달 정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인천의 1위 수출상대국은 중국이다.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한 8억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2위 미국(5억8천5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은 수출액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화장품류는 최대 시장인 중국(80.4%)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 전년 동월 대비 38.9% 증가한 133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대상국도 중국이 1위다. 전년 동월 대비 33.2% 감소한 5억300만 달러를 기록해 미국(4억100만 달러)보다 많다.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는 경제 위축은 없어 보이지만 아마 0.2∼0.3% 정도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스·메르스 등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피해가 컸기 때문에 기업들도 긴장하고 걱정이 커지고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10개 카페리 항로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중국 카페리를 이용해 입국하려던 중국 관광객들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설 연휴 휴항기간이 선사별로 다음 달 4~7일께로 늦춰지고 있다.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당분간 승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만 운송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천~중국 카페리를 이용한 여행자 수는 102만7천654명으로 전년도 80만9천56명보다 크게 늘어났으나, 코로나로 인해 사드 이후 또다시 한중 카페리 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게 카페리 선사들의 고민이다.

카페리 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이 집단생활 금지를 비롯해 직장 폐쇄, 자국민 해외여행을 제재하는 등 강력한 조치로 인해 한중 카페리 이용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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