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북권 전문 문화예술공간인 구리아트홀이 관 주도의 경영을 종식하고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문화재단으로 개편해 오는 4월 출범한다.

 문화는 도시 발전의 핵심 요소이다. 문화가 일상생활에 스며들 때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리문화재단 전신인 구리아트홀은 2013년 5월 개관, 7년의 짧은 기간 동안 경기동북부를 대표하는 전문공연장으로서 엔진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안승남 구리시장에게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견인할 전문 경영체제의 문화재단 개편 취지와 향후 변화에 대해 들어본다.

구리아트홀.
구리아트홀.

다음은 안 시장과의 일문일답.

 -구리문화재단을 설립하게 된 취지는.

 ▶구리아트홀은 2013년 5월 개관 이래 ‘문화를 가꾸는 행복한 도시’라는 목표를 갖고 성장했다. 그동안 일반 시민들은 부담없는 비용으로 유명 가수인 전인권, 이미자, 김연자 등 ‘라이브 온 스테이지 시리즈’를 즐겼다. 이 같은 공연이 곧 여유로운 문화도시로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었다. 

 이제 구리아트홀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위해 더 많은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K-POP으로, 봉준호 감독이 K-MOVIE로 혁신을 이뤄 냈듯, 명품 문화도시 구리시만의 ‘G(uri)-Culture’를 이뤄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문화정책 수립부터 집행까지 지속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독립적인 문화행정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관 주도에서 시민 주체로, 시민과 더불어, 시민의 생활 반경과 밀착된 문화환경 조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의미한다. 

안승남 시장.
안승남 시장.

-그동안 구리아트홀은 시 직영체제로 운영됐다. 문화재단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생각인가.

 ▶문화재단의 새로운 과제는 문화예술 지원을 확대하는 일, 문화 교류를 넓혀 가는 일,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일, 문화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 예술인의 창작활동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다. 

 당연직 이사장으로서 민선7기 문화 분야 미래비전 성과를 위한 단계별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가장 먼저 직영체제의 한계였던 문화예술 분야 공모사업과 국고보조금 확보 등 외부 재원 조성에 주력해 늘 부족한 예산의 고충을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기제 공무원 등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축토록 하겠다. 

 아울러 투명한 윤리경영을 책임 있게 운영, 누구나 편리하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미흡한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특히 조선왕릉 동구릉과 아차산의 고구려를 비롯해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코스모스 축제 등 수많은 유·무형 문화자원을 연계해 도시 전체에 이야기가 흐르는 구리문화의 꽃을 활짝 열어 볼 생각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계층 간 문화 격차를 좁혀 문화복지·문화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는 길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

 -구리문화재단 설립에 따른 성과나 기대를 가늠해 본다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며 문화국가를 꿈꿨다. 구리시가 문화강소도시가 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리시는 향후 10년 내 구리갈매지식산업센터 건립사업,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사노동 이전, 최첨단시설이 접목되는 친환경 쓰레기 처리시설인 에코커뮤니티 건립,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지하철 8호선 운행 등 엄청난 변화를 체감할 것이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문화예술이 함께 숨 쉬게 된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모든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청량제이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의 말씀처럼 구리시와 구리시민은 구리라는 이름으로 새겨진 문화재단을 갖고 싶었다. 이제 남은 바람은 문화재단 설립에 부합하는 성과다. 문화예술인이 뛰어야 하고 땀 흘려야 한다. 어떤 것을 모방하기보다는 구리시를 대표하는 창작과 창의성으로 구리시의 문화를 꽃피웠으면 좋겠다. 대신 이사장으로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은 주저없이 행사하겠다.   

-시장님의 문화예술에 대한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다.서울 한양초등학교 때 노래 콩크르 경연에서 입상했다. 한영중학교 당시에는 종교부장으로 중학교 축제인 ‘한영인의 향연’을 주도했다. 대광고등학교 재학 때는 합창반 일원으로 음악제에 참가하며 문화예술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당시 2년 선배인 가수 김광석을 만났다.  

암울했던 80년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래패 모임인 ‘해무리’ 에서 당시 시대상황을 대중속으로 민주주의 의미를 전파하는 활동을 했다. 이곳에서 지금의 부인과 평생의 연을 맺었다. 

 이후 1996년 7월 17일 민주적이고 건강한 생활,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지역공동체 구리남양주시민모임을 창립해 의장과 사무국장을 거치면서 ‘음치와 박치’라는 노래모임 활동도 열심히 했다. 

 특히 도의원으로 재임할 당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만든 코람데오 합창단의 일원으로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게 찬양과 음악을 전달하는 힐링 메신저 경험을 통해 문화예술에도 공정이라는 신념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시장으로서 시민행복 증진 시책을 추진하는 지휘자 역할도 이미 준비된 뿌리였던 것 같다. 이것이 잘 자라서 구리문화재단이라는 결실을 앞두고 있다. 

 덧붙여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하나되는 문화,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기쁨을 나누는 문화,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시대 내 삶을 바꾸는 ‘문화혁신’의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한 ‘매니페스토’를 꼭 지켜 나가겠다.  

안승남 시장.
안승남 시장.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인에게 거는 기대는.

 ▶구리시도 문화재단이 중심이 돼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차별화된 미래형 문화산업단지를 만들고 싶다. 여기에는 지역 문화예술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 문화의 중심은 사람이며, 문화의 향은 사람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향내라고 믿는다. 모든 장르의 문화예술인이 더 나은 향내를 피우고 화합과 공감 속에서 소통하고 상생해야 한다. 

 저도 구리시에 문화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던 시장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업적들을 남기고 싶다. 구리아트홀에서 시작했던 지난 시간을 디딤돌 삼아 꿈이 있는 미래 100년의 시간 속에서 문화를 즐기고, 문화의 경제적 선순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민중심 ‘행복특별시’를 창조해 나가고 싶다. 

 이러한 역사적 문제의식을 안고 출발하는 구리문화재단이 미래 세대에게까지 더할 수 없는 가치를 담는 문화적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운동의 구심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따스한 눈길과 애정 어린 발길을 부탁 드린다.

구리=윤덕신 기자 dsy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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