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의가 끝내 쿠데타를 일으켜 국정 전반의 실권을 장악하고 조 씨 집안을 철저히 거세했다. 이때 조 씨 문중에 며느리로 들어간 하후 씨 집안의 여성이 자신의 코를 잘라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주위에서 놀라 "사람의 한평생이란 작은 티끌이 풀잎에 얹힌 것과 다름없거늘 어찌 자신을 이리 괴롭히는가? 이제 시댁이 사마의에게 몰살을 당했는데 누굴 위해 자신의 몸을 망치는지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사마의가 양자를 둬 후사를 잇게 했을 때 그녀가 말했다. "내 듣기로 의로운 사람은 존망에 따라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 하더이다. 조 씨 집안이 멸망했는데 내 어찌 절개를 지키지 않을 수 있겠으며 양자를 얻었으니 잘 양육해 조 씨 집안의 대를 잇게 하는 건 마땅한 도리 아니겠습니까?"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통합이니 창당이니 하는 명분은 한층 아름다운 듯하나 그 속을 보면 정치적 이득을 구하려는 모습도 만만치 않다. 난세의 여성이 지녔던 그 절개가 새삼 돋보이는 때다.  <심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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