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으로 이사 온 신천지 교회의 한 여성 신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로 판정되고 부평종합시장과 부평지하상대 일대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자 23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종합시장에 대한 폐쇄조치가 결정됐다. 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상인들이 휴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 지역으로 이사 온 신천지 교회의 한 여성 신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로 판정되고 부평종합시장과 부평지하상대 일대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자 23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종합시장에 대한 폐쇄조치가 결정됐다. 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상인들이 휴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부평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주거지와 동선이 일부 공개되면서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부평종합시장의 한 점포에는 구 보건소에서 나온 직원들이 방역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0)의 동거인 B(59)씨가 운영하던 점포다. 인근 상인들과 지나가던 손님들은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방역작업을 지켜봤다.

바로 옆에서 순대를 팔고 있던 한 상인은 "평소 시장 상인들끼리는 코로나19가 무서워 서로 술자리도 자제하던 분위기였는데, 우리 시장에서 밀접접촉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더라도 확산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방역작업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씨는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인 점을 감안해 14일간 자가격리 후 2차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부평종합전통시장상인회는 23일 오후 5시부터 부평종합시장과 깡시장, 진흥시장 등을 48시간 동안 폐장하기로 했다. 폐장 동안 대대적인 방역소독을 진행한다.

확진자 동선에 부평역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3일 오전에는 부평지하상가도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방문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소독제를 비치했다. 부평 문화의 거리에 소재한 한 카페는 창문에 ‘우리 매장은 매일 2회 자체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까지 붙었다.

SNS나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불안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열린 ‘인천시 1차 브리핑’ 자리에서 확진자의 구체적 동선이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확진자의 이동경로’라는 제목으로 지역 내 일부 가맹점의 주소 목록이 공유되기도 했다.

지역 내 종교단체의 종교활동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주 기독교·불교·천주교 등에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지역 내 최대 종교시설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주안교회는 오는 29일까지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당과 개신교회는 아동들의 참여가 많은 주일학교를 제외하고 예배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한편, 부평구는 지역 내 어린이 집을 일주일 동안 휴원하고, 종합사회복지관(4곳)과 경로당(183곳), 다문화가족센터 및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을 24일부터 휴관한다. 구가 실시하는 노인일자리사업들도 사태가 소강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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