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지역 홍보 및 폰트 무단 사용으로 인한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고자 전용 서체를 만들고 있지만 홍보 및 관리 부족으로 활성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도와 도내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와 남양주시, 포천시 등 6개 공공기관은 지자체 전용 서체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서체명은 모두 각 지역 명칭을 따서 지어진다. 특히 전용 서체는 지역 홍보 효과 이외에도 관내 소상공인들의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개발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기천년체’와 고양시 ‘고양체’, ‘고양일산체’ 등의 경우 지난 2017년 11월부터 한컴오피스 신제품에 기본서체로 등록되면서 많은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하고 있다. 2014년 6천여만 원을 들여 개발된 포천시의 ‘포천 막걸리체’, ‘포천 오성과한음체’ 등은 네이버 소프트웨어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건수가 64만여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포천시 인구가 14만8천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용량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일부 전용 서체는 홍보 및 관리 미흡으로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남양주시의 경우 2016년 1천900여만 원을 들여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름을 딴 ‘남양주 다산체’와 ‘남양주 고딕체’ 등의 서체를 개발했다. 그러나 당시 글씨체에 있던 오류로 인해 네이버 소프트웨어 사이트에도 등록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도 남양주시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다운받아야 하는 처지다. 또 홍보 계획도 현재까지 없어 지역 주민들의 자율적인 사용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어 양평군은 2천46만 원을 들여 2008년 서체 개발에 들어가 2008년 8월부터 ‘양평군체’를 보급하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2달에 한 번 수준으로 관련 부서에 폰트 사용 문의가 올 정도로 이용량이 저조하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양평군청 홈페이지가 개편에 들어가 현재 서체를 다운받을 수 있는 곳마저 없는 상황이다. 또 개발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마땅한 홍보계획도 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로 홈페이지 개편을 마치고 서체를 등록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문의전화를 접수받아 직접 서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 김포시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서체를 개발한 지자체(경기도 포함)가 6개로 늘어났지만, 수원·성남 등 주요 지자체들이 서체 개발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도내 전용 서체 활성화가 더딘 모양새다.

도내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수원시 관계자는 "전용 서체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면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써 수원시 전용 서체 개발 관련해 세워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김영호 인턴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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