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도쿄 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을 마치고 마스크를 쓴 채 귀국하고 있다.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획득한 대표팀은 코로나19 확산세로 랭킹포인트가 많이 부여되는 카타르오픈(플래티넘급) 출전이 불발돼 등급이 낮고 랭킹포인트 역시 적게 부여되는 챌린지급 대회 참가 신청서를 냈다. /연합뉴스
한국 탁구대표팀이 코로나19 확산세로 해외 ‘유랑 훈련’ 가능성이 커졌다. 1일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남녀 대표팀은 내달 22일 슬로베니아오픈과 28일 크로아티아오픈 출전을 위해 동유럽으로 조기 출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탁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한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 격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회 한 달 전 (대회)개최국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출국 일정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슬로베니아오픈부터 여름에 열릴 호주오픈까지 해외에서 체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이 ‘해외 유랑’을 하게 된 건 3일 카타르오픈 출전이 불발되면서다. 카타르오픈은 랭킹포인트가 많이 부여되는 ‘플래티넘’급 월드투어 대회다.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최대한 늦게 중국을 만나려면 단체전 올림픽랭킹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2월 발표된 올림픽랭킹에서 4위에 턱걸이한 남자 대표팀, 6위에 머무른 여자 대표팀은 카타르오픈 준비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국·중국· 이란을 방문해 입국한 외국인을 14일간 격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대표팀은 2월(1월 28일~2월 2일) 독일오픈이 끝난 뒤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카타르에서 전지훈련을 이어왔기에 열외다. 카타르가 2주 격리 국가로 지정하지 않은 일본과 이탈리아도 출전하는데 결국 한국만 핸디캡을 받게 됐다. 카타르오픈 혼합복식 1·2위 조에 올림픽 자동 진출권이 주어지는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한국 대표팀은 랭킹포인트가 적게 부여되는 ‘챌린지’급 대회 슬로베니아오픈, 크로아티아오픈 참가 신청서를 냈다.

대표팀은 이르면 3월 말 출국할 예정이지만 귀국 시기는 미정이다. 올림픽 전 마지막 플래티넘급 오픈대회인 호주오픈 개최 시기에 따라 6월 말까지 해외에서 체류하게 될 수 있다. 상반기 열릴 예정이던 일본오픈, 홍콩오픈, 중국오픈, 코리아오픈은 개최가 취소되거나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 자연스레 호주오픈이 한국 대표팀의 ‘4위권 수성’에 가장 중요한 대회가 됐다.

호주오픈은 당초 6월 23~2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부산세계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 때문에 3월에서 6월 21~28일로 연기되면서 일정에 변동이 생겼다. 호주오픈이 부산세계선수권 직전으로 일정을 옮긴다면 대표팀은 크로아티아오픈 뒤 귀국하지 않고 호주로 직행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3월 말~6월 말 한국 땅을 밟지 못하게 된다.

탁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돌발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 대회 개최국에 미리 들어가서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들과 협회에 적잖은 부담이 예상되지만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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