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장 등 핵심당직자들이 2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중앙당의 전략공천을 비판하며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정부갑 지역구에 인재 영입 5호 오영환 소방관의 전략공천을 발표하자 지역위원회 핵심 당직자들이 사퇴를 선언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박창규 위원장 등 40여 명은 2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지역위원장과 14개 전체 분과위원장 및 핵심 당직자 400여 명은 오늘 모든 당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수십 년간 보수 성향이 강한 경기북부, 그 중에서도 중심도시인 의정부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지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하지만 중앙당은 지난 1월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갑’ 지역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중앙당에 전략공천은 불가하다는 뜻을 전하고 공정한 경선을 요구했다"며 "중앙당은 기어이 민주적인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 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앙당이 의정부갑 당원 동지들을 배신한 것이며, 의정부시민의 선택을 봉쇄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현재 ‘갑’ 지역위원회의 자존심은 철저히 무너졌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은 핵심 당직자로서 이러한 상황을 막지 못한 자괴감을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중앙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지역의 선출직 의원은 지역전문가로, 지역사회의 현안 해결과 발전 방향을 펼칠 수 있는 준비된 인물이 후보로 나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정부갑 지역구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6선을 역임한 곳으로 아들 석균 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자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1월 17일 의정부갑을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한 이후 지난 1일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의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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