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는 대회 장소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의 난코스로 유명한 ‘베어 트랩(곰덫)’에서 2타를 줄여 생애 처음으로 PGA 투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연합뉴스
임성재는 대회 장소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의 난코스로 유명한 ‘베어 트랩(곰덫)’에서 2타를 줄여 생애 처음으로 PGA 투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연합뉴스

임성재(22)가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출전으로는 50번째, 정식 데뷔 이후로는 48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천1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그는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매켄지 휴즈(캐나다)를 1타 차 2위로 밀어내며 생애 첫 PGA 투어 챔피언이 됐다.

2018-2019시즌 PGA 투어 신인왕, 그러나 지난해 9월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던 임성재는 최경주(50·8승), 양용은(48·2승), 배상문(34·2승), 노승열(29·1승), 김시우(24·2승), 강성훈(32·1승)에 이어 한국인 7번째 PGA 투어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임성재의 우승 비결은 대회 장소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의 명물 ‘베어 트랩’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데 있다. 이 코스의 15·16·17번홀은 ‘베어 트랩’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PGA 투어 대회 코스 중 까다로운 홀로 꼽힌다. ‘황금 곰’이라는 별명의 잭 니클라우스가 이 코스를 2001년 리모델링하면서 붙은 별칭이다.

임성재는 12·13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에서 밀려난 상태였다. 1타 차 선두를 추격하던 임성재는 179야드 15번홀(파3) 티샷을 2m 남짓으로 보내 버디를 잡았다.

그러던 임성재의 16번홀(파4) 티샷이 왼쪽 벙커로 들어갔다. 홀까지 177야드를 남긴 상황. 공은 벙커 턱과 멀지 않은 곳에 놓였다. 공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면 물에 빠질 수 있었다. 그러나 5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으로 보냈고 약 9m 거리에서 퍼트 두 번으로 파를 지켜냈다. 이 홀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던 휴스가 보기를 기록했고, 단독 선두에 오른 임성재는 17번홀(파3)에서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도 티샷을 홀 2m로 보내 한 타를 더 줄인 임성재는 ‘베어 트랩’을 버디-파-버디로 통과하며 위기의 구간을 우승 원동력으로 삼았다.

임성재는 ‘마지막 고비’ 18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이 벙커로 향했다. 타수를 잃으면 17번홀 16.5m 버디 퍼트를 넣고 1타 차로 추격해 온 휴스, 2타 차에서 2개 홀을 남긴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에 따라잡힐 위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벙커샷을 홀 1m도 안 되는 곳으로 보내 파와 우승을 함께 지켜냈다. 임성재는 3라운드 18번홀에서도 그린 밖에서 시도한 10m 파 퍼트를 넣었다. 이틀 연속 18번홀 파 세이브가 우승에 큰 힘이 됐다.

임성재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서 한국인 모두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임성재는 2일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생애 첫 2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2일 발표된 랭킹에 따르면 그는 지난주 34위에서 9계단 올라 25위를 차지했다. 또한 혼다 클래식 최연소 우승 기록을 쓰면서 페덱스컵 포인트 2위, 상금 랭킹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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