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로 중단된 남녀프로배구 정규리그 재개 시점이 미정인 가운데, 한국배구연맹이 시즌 종료 마지노선을 ‘4월 중순’으로 잡았다. 사진은 정규리그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달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무관중 경기에서 득점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남녀 프로배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3일부터 정규리그를 잠정 중단하면서 향후 일정 짜기에 시선이 쏠린다. V리그는 18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남자부)를 끝으로 남녀부 216경기 장정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192번째 경기까지 치르고 24경기를 남긴 채 멈췄다. 관건은 재개 후 정규리그를 계속 치르느냐, 봄 배구로 직진하느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포스트시즌을 포함한 리그 일정을 4월 5일 끝내기로 했다가 잠정 중단 조치로 인해 시즌 종료 시점을 4월 중순으로 2주 늦췄다. 더 늦어지면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다음 시즌 일정에도 차질을 빚기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배구연맹은 이 시점을 기준으로 V리그 재개 일정 시나리오를 짰다. 코로나19 사태가 2주 이내 잠잠해진다면 리그 재개 후 일시 중단된 기간 치르지 못한 경기를 그대로 치를 예정이다. 3일 이후 전체 일정이 2주간 미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 재개 일시에 따라 정규리그 단축, 정규리그 종료, 포스트시즌 일정 단축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리그 재개 시점이 원래 리그를 끝내기로 한 시점과 같아진다면 현재까지의 순위로 정규리그를 끝내고 곧바로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순위를 보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남녀부 3개 팀의 윤곽은 사실상 정해졌다. 다만, 남자부 3·4위인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준플레이오프(3·4위 승점 3 이내일 경우) 성사 여부, 여자부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1위 싸움이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시즌 우승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가 남아 있어 ‘봄 배구 직행’ 카드는 제외될 수 있다.

앞으로의 리그 일정이 캄캄해진 상황에서 각 구단은 사실상 격리 상태에서 자체 훈련에 돌입했다. 남자부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구체적인 훈련 일정은 짜지 못했다. 다만, 선수단 보호가 가장 중요한 만큼 숙소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팀 내 훈련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단 선수들이 지친 만큼 이번 주는 체력훈련에 집중한 뒤 KOVO의 (리그 재개 여부)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선수들의 몸 상태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선수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식단을 새로 짜기도 했다.

남자부 선두를 달리는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도 선수들이 숙소생활을 하며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시나 연맹의 판단이 나와 봐야 일정을 새로 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은 "그동안 힘든 일정을 치른 만큼 이번 주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단, 숙소나 훈련장 밖으론 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번 주는 최대한 체력 회복에 힘을 기울인 뒤 다음 주부터는 리그 재개 가능성 등 상황을 주시하며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자부 2위 GS 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은 숙소에서만 생활한다.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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