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선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 과장
신미선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 과장

난임 검사를 위해 병원 방문 때 시행하는 호르몬 혈액검사 중 ‘프로락틴’, 즉 유즙분비호르몬 검사에 관해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난임을 떠나서 무월경, 희발 월경으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하는 검사인데, 유즙분비호르몬 과다에 대한 검사 이유와 치료 과정을 설명하겠다.

유즙분비호르몬은 우리 뇌의 뇌하수체라는 곳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유방에서 유즙의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주로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에게서 그 기능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유 수유 중인 여성들이 생리를 한동안 안 하듯이 비임신 여성에게서 유즙분비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있는 경우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억제하게 된다.

이 호르몬이 감소하면 뇌하수체에서 LH라는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도 감소하게 되는데, 황체형성호르몬은 배란을 시키는 호르몬이므로 결국 유즙분비호르몬 과다로 인해 배란이 억제된다. 이것은 난소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도 해 에스트로겐 합성을 방해하게 된다. 결국 배란을 억제해 원치 않는 자연적인 피임 현상이 벌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즙분비호르몬의 증가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약물과 뇌하수체 종양’이다. 우선 원인 약물로는 수면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들이고, 그 외 위장약이나 항히스타민제, 피임약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유즙분비호르몬 평가를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적어도 3일간 모든 약물을 중단한 상태에서 프로락틴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리고 뇌하수체에 종양이 발생하면 유즙분비호르몬 과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대부분 양성종양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치료를 우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즙분비호르몬 수치가 보통 25ng/mL 이상일 경우 고프로락틴혈증으로 진단을 하는데, 우선 약물의 영향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중단한 후 3일 뒤 재검사해 확진하게 된다. 그리고 100ng/mL 이상인 경우 뇌하수체선종의 가능성이 있어 뇌 MRI 검사를 시행해 종양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고프로락틴혈증이 진단된 경우 모든 사람이 치료해야 되는 것은 아니며,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그리고 보통 임신을 하면 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중단하게 돼 있다. 뇌하수체선종의 경우에도 뇌신경 증상이 없다면 보통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게 된다.

고프로락틴혈증의 약물치료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가장 오래전부터 써 왔던 약으로는 ‘팔로델’이라고 불리는 ‘브로모크립틴’이 있다. 이것은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최근 ‘카버락틴’이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카버골린’이라는 신약이 나와 많이 처방하고 있다. 반감기가 길어 주 2회 복용만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상 난임 검사로서 유즙분비호르몬 검사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으며, 진단 및 치료가 간단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도움말=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난임과) 신미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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