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 출국 경로에 3단계 방역망을 시범 도입한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관계자들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아직까지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시의 선제적 대응과 높은 시민의식 덕분이라는 평가다. <관련 기사 14면>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인 65.6%가 ‘집단 발생’과 연관된 사례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집단시설과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확진 환자가 확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구·경북지역이나 신천지 시설 등 기존 집단 발생 우려가 높은 사례를 제외하고도 최근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 등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천안시 운동시설에서도 총 80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 외에 교회, 요양원, 병원 등 시설 내 감염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인천은 아직까지 지역사회 집단 확산 사례가 단 한 명도 없다. 사실상 지역 내 발생 환자는 ‘0’인 셈이다. 특히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안고 있는 관문도시인데다 중국인 등 외국인 거주 비율도 높아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도시라는 점에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시가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전 다중이용시설을 휴관 조치하고 철저한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벌인 결과이기도 하다.

시는 지난달 21일 공단 등이 관리하는 모든 체육시설을 휴관하고, 대형 종교시설 등 다중이 모이기 쉬운 시설에 대해서는 마스크 및 손 소독제 비치, 단체 식사 자제 등을 요청했다. 타 지역으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자 인천종합터미널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대합실과 주차장 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시민들 스스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높은 시민의식이 집단 발생 제어에 한몫했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특히 민관협력기구를 중심으로 동 단위 마을공동체와 새마을회, 한국자유총연맹 등 주민자치조직이 자율방역활동을 펼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천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잘 지킨 것이 지역사회 확산을 막은 주된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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