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축제의 날 ‘Tomorrow Land’ 포스터.
성남축제의 날 ‘Tomorrow Land’ 포스터.

성남문화재단이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로 대폭 축소해 열린 성남축제의 날 ‘Tomorrow Land’ 행사의 정산을 업체 측과 확정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차례나 정산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총예산 대비 90%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면서 혈세 낭비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8일 성남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ASF 확산에 따라 10월부터 예정된 이 축제는 기간 단축과 함께 11곳의 복합야외전시물, 아트체어 프로젝트 등 전시 위주의 일부 행사만 열렸다.

이에 따라 정산도 계약업체인 ㈜SM컬처앤콘텐츠 측(에스엠)과 이달 말까지 연기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총 계약금액 10억3천여만 원 중 9억여 원(87%)에 달하는 금액을 집행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행사를 며칠 앞두고 대부분이 취소됐다는 이유로 에스엠 측은 90% 이상을, 재단 측은 선금으로 이미 지출된 70% 이내를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이렇게 결론 나자 아까운 예산만 날리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체 측이 제출한 산출내역서를 역으로 계산해 보면 복합야외전시물(1억9천여만 원)과 종합안내소(3천500만 원) 등만이 실제 행사비로 쓰였다. 기본비용인 홍보비·기타제작물(5천여만 원)과 운영비(1천950만 원), 전력시설(5천만 원), 대행수수료(8천300여만 원)와 일반관리비(3%), 부가세를 그대로 더한다 해도 5억여 원 정도다.

여기에 행사를 치르지 못한 공연 비용(5억여 원) 등을 단순히 위약금 형태로 계산(양측 50%씩 부담)해 포함하더라도 7억5천여만 원(72%)밖에 되지 않는다.

재단 측은 행사 특성상 제작물이 많았고, 대부분의 준비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축소(취소)해 정산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당시 축제의 기술적인 콘텐츠가 기존과 달라 이 부분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하나씩 따져 합의된 내용이고, 지출증빙 서류 확인을 거쳐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환수할 수 있도록 업체 측에 강하게 협상하라고 재단 측에 요구했으나 행사가 임박한 상태에서 축소(취소)해 우리 쪽에 유리한 협상이 되지 않았던 같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합의된 내용에 대해 이달 말까지 서류 작업을 거쳐 에스엠 측에 나머지 잔금 1억9천여만 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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