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 예고한 수원역 ‘급수탑’.
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 예고한 수원역 ‘급수탑’.

경남 통영 중앙동과 항남동 일대 1만4천여㎡가 목포, 군산, 영주, 익산, 영덕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이어 여섯 번째 면(面)·선(線) 단위 등록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김천 나화랑 생가’, ‘광주 옛 무등산 관광호텔’과 함께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조선시대 성 밖 거리 흔적이 남았고, 대한제국 시기부터 조성한 매립지가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번화한 원도심 경관과 건축유산이 보존됐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은 근대문화유산이 모인 거리나 마을을 의미한다. 

 ‘통영 옛 통영목재’, ‘통영 김상옥 생가’, ‘통영 옛 대흥여관’, ‘통영 항남동 근대상가’, ‘통영 옛 석정여인숙’ 등 건축사·생활사·산업사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건물 9건은 별도로 문화재로 등록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내년부터 문화재 보수·정비, 역사경관 회복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 나화랑 생가는 가요 ‘열아홉 순정’, ‘무너진 사랑탑’, ‘뉠리리 맘보’ 등을 작곡한 나화랑(본명 조광환, 1921∼1983)이 태어나 자란 집이다. 

 당시 활동한 음악가 생가가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1959년 세운 광주 옛 무등산 관광호텔은 한국전쟁 이후 중앙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명승지에 건립한 관광호텔 중 유일하게 남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임시 피난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김천고등학교 본관’, ‘김천고등학교 옛 과학관’, ‘수원역 급수탑’, 일제강점기 불교 잡지 ‘불교’를 각각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김천고 본관은 최송설당(1855∼1939)이 민족정신 함양을 위해 1931년 건립한 김천 대표 사학 김천고의 상징이다. 근대건축 선구자로 평가되기도 하는 박길룡(1898∼1943)이 설계했다. 옛 과학관도 1930년대 건물로, 당시 건축 특성이 잘 남았고 공간 구성도 유지됐다.

 수원역 급수탑은 1930년대 국철(國鐵)과 사철(私鐵) 급수탑 두 기가 동일한 부지에 현존하는 점이 특징이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탑이다.

 동국대 중앙도서관에 전질이 있는 ‘불교’는 1924년 창간해 1933년까지 발행하다 폐간됐다. 이어 1937년부터 1944년까지 다시 책을 만들었다. 불교계 주요 인사 기고문이 실렸다는 점에서 당시 불교계 인식을 분석할 자료로 평가된다. 

 만해 한용운은 1931년부터 편집과 발행을 맡아 ‘정(政)·교(敎)를 분리하라’, ‘조선불교의 개혁안’처럼 일제 종교 간섭을 비판하는 논설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등록예고 문화재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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