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가천대학교 길병원 전경. <가천대 길병원 제공>
인천 남동구 가천대학교 길병원 전경. <가천대 길병원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인천지역 의료업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줄어드는 환자와 방역 강화 및 유지 등으로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17일 인천지역 의료업계에 따르면 지역 내 대학병원은 물론 종합병원과 개인병원을 막론하고 의료시설을 찾는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2월 중 일주일 평균 외래환자가 3천여 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은 2천700여 명으로 11%가량 감소했고, 가천대 길병원 역시 지난해 4천∼5천여 명에서 최근에는 10% 정도 줄었다.

종합병원인 현대유비스병원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환자 수가 이전보다 30∼40% 감소하는 등 인천지역 대학·종합병원이 환자 수 급감에 비례해 매출 저하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방역 및 소독을 강화하면서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의 소모품에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종합병원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력 감축 및 무급휴가 등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인하대병원과 가천대길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 특성상 제조업 등 일반 기업과 달리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더라도 일시적인 무급휴가 같은 근무구조 변경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한 비상시국에서 우선적으로 의료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위적인 근무구조 변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유비스병원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근무구조 변경은 아직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개인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많은 병원에서 직원들의 무급휴가 권고 및 근무구조 변경 등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평균 50∼60명의 환자가 찾던 연수구 A의원은 최근 환자 수가 60%가량 줄어 경영상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의 무급휴가 및 근무시간 조정을 시행했다.

A의원 관계자는 "병원 경영이 어려운 만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무급휴가 등에 동참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직장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안해했다.

그는 또 "지역 내 개인병원이 전반적으로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의료업계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