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축제의 날 ‘Tomorrow Land’ 포스터.
성남축제의 날 ‘Tomorrow Land’ 포스터.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이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안이한 대처로 일부만 열린 성남 축제의 날 ‘Tomorrow Land’ 행사 정산에서 계약금 대비 90% 가까운 금액을 업체에 지급하기로 해 예산 낭비 논란<본보 3월 10일자 18면 보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추진 과정부터 주먹구구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심차게 출발한 축제추진단이 1년 만에 개편되고, 축제 기획과 예산 확보도 오락가락하면서부터다.

17일 성남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2018년 1월 축제추진단 등을 대표이사 직속기구로 신설했다. 이듬해 개최를 목표로 성남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서다.

신설 첫해 싱가포르와 홍콩·마카오의 지역 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원 6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지난해에는 담당 2명이 일본의 대표 지역축제도 관람했다.

하지만 일관성 없는 추진이 문제였다. 축제 기획에서부터 예산 범위까지 들쭉날쭉하며 갈피를 잡지 못했고, 이는 곧 2019년도 본예산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인적 구성에서도 추진단장이 1년 만에 교체(계약 연장 만료)되며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고, 이 사업과는 무관한 경영국(미래전략부 신설)이 축제부서를 맡는가 하면 인사 불만으로 담당부장이 퇴사하면서 공석(대행)으로 준비가 진행됐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으로 같은 해 4월 제1회 추경에서 예산 12억여 원을 확보했으나 성급한 추진은 홍보 부족과 함께 외주업체(기획사) 턴키계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제대로 된 행사를 열지도 못하고 예산만 낭비한 셈이 됐다.

김선임(민)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추진 과정에서 대폭 인사이동으로 재단의 전문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이는 축제 방향도 재단의 기능으로 살리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소통 없이 기획사에 넘겨준 것도 성의 없고, 이럴 거면 축제추진단도 필요없었다. 홍보도 그렇고 결과로만 보면 실패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처음부터 변수가 많아 예산에 따라 준비(계획) 과정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고, 추경예산도 갑자기 작업이 이뤄져 오락가락한 것은 사실"이라며 "(턴키계약 후)준비기간도 한 달 반밖에 되지 않아 급히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