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퍼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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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퍼플 외
  • 홍봄 기자
  • 승인 2020.03.19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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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퍼플
앨리스 워커 / 문학동네 / 1만4천 원

퓰리처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앨리스 워커의 대표작인 「컬러 퍼플」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편지글로 이뤄진 이 소설은 1910~1940년대 사이로 추정되는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사회 속에서 흑인 여성들이 경험하는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당시 미국 조지아주의 시골 마을에서 가부장제, 인종차별, 성차별의 다층적인 억압 상황에 놓인 흑인 여성 ‘셀리’의 30여 년에 걸친 인생 역정을 다룬다.

 셀리는 아빠에게 여러 차례 강간당하고 두 아이를 낳았지만 둘 모두 아빠가 어디론가 보내 버려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이후 아빠의 강요로 학교를 그만둔 뒤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아이들을 키워 줄 여자를 찾는 한 남자와 결혼한다. 어느 날 그가 사랑했던 여자 슈그가 집에 와 머물게 되고, 셀리는 슈그와의 만남을 통해 서서히 자신이 귀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많은 찬사를 받는 한편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인종문제보다 남녀문제를 더욱 두드러지게 제시하고 흑인 남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워커는 성차별적 현실 속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고난을 전면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가부장제와 인종차별의 고통을 함께 겪는 남성들 또한 사랑으로 이해하고 포용하고자 했다. 

 워커는 흑인들이 겪는 이 같은 고통이 개개인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라 공동체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임을 깨달았다. 그들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상처 입은 영혼들 사이의 사랑과 연대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혹사당하고 박탈당하는 삶의 한가운데서도 각자가 지닌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돕는다. 

 아름다운 상상력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쓰인 이 소설은 사랑이 지닌 구원의 가능성을 증언한다. 인종·성·종교에 따른 편견과 억압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세상,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한 사회, 모두의 자유와 해방을 꿈꾸고 있다.  

1㎝ 다이빙
태수·문정 / 피카 / 1만3천500원

책 「1㎝ 다이빙」은 별것 없는 행복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는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참 많다. 좋은 대학, 이름난 회사, 괜찮은 연봉, 안정적인 가정까지. 이 요구들은 내 자식에게도 그대로 이어진다. 재산이라곤 대출금밖에 없는 서른 살의 예비 신랑과 2년간 집에만 있던 스물여섯 프리랜서는 그래서 말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딱 1㎝ 벗어난 행복을 찾아보자고. 

저자들은 23가지의 별것 아닌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간다. ‘30초 안에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면’, ‘이거, 해 본 적 없을 걸?’, ‘꿈이 꼭 있어야 할까’ 등의 사소한 질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혹시 당신도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묻는다.

행복이 무엇인지, 뭘 위해 열심히 사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답하는 사이 ‘최소한의 노력과 최소한의 위험으로 웃으며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 산처럼 / 2만 원

이 책은 코로나19 못지않게 역사상 인류가 공포에 떨며 속수무책으로 당해 온 전염병 13가지에 대한 역사와 어떻게 그 전염병들을 극복해 왔는지를 소개한다.

고대 로마에서 창궐했던 안토니누스역병부터 시작해 가래톳페스트(흑사병), 두창(천연두), 매독, 결핵, 콜레라, 나병, 장티푸스, 스페인독감, 소아마비, 에이즈 등 익숙한 역병뿐 아니라 무도광이나 기면성뇌염, 전두엽절제술 등 조금은 낯선 병들까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전염병이 발병했을 당시 상황과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생긴 일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처하며 극복해 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치료법이나 전염병을 퇴치할 백신보다는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고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어떤 희생들을 치르며 현재의 문명에 도달하게 됐는지를 살핀다. 

저자는 우리가 직면하는 전염병에 대한 과제는 과거와 동일하다고 본다. 이 책에서도 지도자의 리더십과 정부 당국의 대처, 언론의 역할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만큼 막중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도 그에 못지않으며, 시민과 학계와 정부가 협력했을 때 최상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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