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송영석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사회적 격리가 우리 일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인간의 영역으로 침범하면서 세계는 패닉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의 세계대유행)을 선언하고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전 세계적 교류가 당연시되던 생활패턴은 각국의 국경을 중심으로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우리 일상생활도 적잖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교류 활동 대부분이 중지되는 사회적 격리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생활패턴에 적응해야 하는 충격을 겪고 있다. 변화된 일상과 사회관계에서 겪는 고립감은 불안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저녁이 있는 삶’을 신종 감염병이 해냈다는 자조석인 말이 유행일 정도로 사회적 격리가 가져온 우리 일상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경제활동 불안을 동반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매출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경제영역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적 취약 고리에 있는 사람들은 당장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조직들(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의 어려움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을 목표로 운영되는 사회적경제도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는 사회적경제 대표들의 긴급자금 대출과 지원 프로그램 문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행사가 중지되거나 취소돼 지난 2개월 매출이 제로라며 한탄하는 문화사회적기업 대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도 학교가 휴교하고 대부분 교육 활동이 중지돼 일거리가 없어 당장 현금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직원들 급여도 월세도 내기 어려운 형편인데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하소연을 한다. 또한, 취약계층 여성을 고용해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모 사회적기업은 대구지역 병원과 간병 용역을 계약했으나 시작 2달 만에 코로나로 인해 계약이 일시 중단돼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당장의 인건비와 유지비 등 고정비용을 감당키 어려운데다 회복시기도 예측할 수 없어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눈물 짓는다. 

당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긴급한 지원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사회적가치를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반이 사회적경제이다. 이들은 어려움 속에도 이 또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회적경제는 서로 격려하며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따듯한 시선으로 사람을 보고 지역을 만들어가는 착한경제임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순간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 왔다. 사회적경제는 사람중심 경제, 관계중심 경제, 지역중심의 경제를 실현하는 경제조직이기 때문이다.  

신종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한순간에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감염으로부터 급격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이웃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마스크 부족 문제가 연일 매스컴에서 다뤄지자 면 마스크를 사용하자고 서로를 설득하고 부족한 이들에게 자신의 마스크를 내어주는 용기 있는 시민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방역의 최전선에서 애쓰는 분들을 격려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응원의 물결이 넘치고 있다. 

사회적 격리의 벽을 넘어 연대와 협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더 나은 지역사회를 함께 만드는 사회적경제를 기대해 본다. 겨울이 지났음을 알리는 봄꽃들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에 희망의 빛을 보게 될 시간이 조금 더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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