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습니까
108분 / 판타지 / 12세 이상 관람가

버거운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가 속 시원한 해결책을 던져 주길 희망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진정한 해결책이란 행복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약간의 용기라는 것을 말이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 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 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카페 알바생인 ‘소정(김소은 분)’은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와 함께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간다. 

 한국 전통 디저트로 자신만의 디저트를 만드는 게 목표인 소정은 카페 마스터 ‘승재(성훈)’의 카페에서 디저트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디저트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 매번 실패하지만 소정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승재를 향한 짝사랑이 움트며 기분 좋은 나날을 맞이하게 된다.

 어느 날 밤 홀로 남아 카페를 정리하던 중 한 할머니가 우연히 카페에 들어오고, 소정은 할머니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한다. 할머니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사랑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책을 빌려 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얼떨결에 책을 받게 된 소정은 다음 날부터 변화된 자신의 일상을 발견한다. 책에서 일러준 모든 것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을 본 소정은 조금씩 책에 의존하고 승재와 가까워지게 된다. 

 이 영화는 ‘동감(2000)’과 ‘바보(2008)’ 등을 연출한 김정권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판타지적 요소를 극의 중심에 배치했지만 현실적인 기조를 놓치지 않는다. 덕분에 이야기는 큰 갈등 없이 일상의 소중함을 잔잔한 수필처럼 그려 낸다. 현실과 동떨어진 전개가 아닌 꿈과 연애, 결혼까지 포기한 이 시대 청춘들의 현실적 고민을 작품 속에 녹여 냈다.

 소정 역을 맡은 배우 김소은은 소심하지만 때론 강단 있는 모습을 통해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나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연기했다. 최근 예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성훈은 감정 표현에 서툴러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일삼는 캐릭터를 연기해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25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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