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인천역사학 발전 저해하는 섣부른 ‘칼춤’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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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인천역사학 발전 저해하는 섣부른 ‘칼춤’ 멈춰야
임학성 인하대 사학과 교수/인천시사편찬위원
  • 기호일보
  • 승인 2020.03.27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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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학성 인하대 사학과 교수
임학성 인하대 사학과 교수

최근, 아니 그 근원을 따지자면 현 박남춘 시장 체제가 들어선 2018년 7월 이후부터 시작된 일이지만, 인천시의 시사편찬과 관련된 잡음과 파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잡음과 파행은 인천시사편찬위원회(‘시사편찬위’) 소속 연구원(‘일반 임기제 공무원’)의 전격 사퇴(2020년 2월)와 직제 폐지, 시사편찬을 담당할 학예직 공무원 채용 등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 인천시는 2000년 6월 2명의 연구원(당시 ‘전문위원’)을 선발, 시사편찬위에 파견해 인천시사 편찬 업무를 담당케 한 이래 20년간 그 체제(2명의 연구원)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작년 ‘인천역사편찬원’ 설립을 위한 과도적 체제로 시 문화재과 산하에 ‘시사편찬팀’을 신설했다. 그런데 팀장직에 행정 공무원이 파견되면서 연구원과 소관 업무가 불명확하게 이뤄졌을 뿐 아니라, 연구직 고유 업무에 대한 지나친 간섭 등으로 인해 선임연구원 1명이 2020년 2월 초에 사퇴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인천의 역사학 관련자들과 시민단체는 이러한 사태에 대한 관리 담당 공무원의 일말의 자성 및 사과라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요구했지만, 그 대답은 최근 시사편찬위 소속 연구원 직제의 폐지 시도로 드러났다. 시는 시사편찬위는 자문기구이므로 소속 공무원을 두는 것은 상위 법령에 위반되기에 ‘이번’에 조례를 개정해 그 위법적 요소를 없애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 직제 폐지를 위법적 근거로 포장하고 있지만 최근 연구원이 사퇴한 근원 요소에 대한 해결을 슬쩍 덮고 아예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제를 없애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싶다. 설령 시사편찬위는 자문기구이므로 공무원을 둘 수 없다는 주장과 시도는 상위법령을 준수하겠다는 것이니 십분 양보해 인정할 수도 있다. 그렇다 치고, 그럼 그동안 위법한 사실에 대해 시장과 담당공무원은 여태 몰랐다는 말인가? 알았다면 문화재과에서 선발해 시사편찬위에 파견한 것이기에 그냥 통상적인 사례라고 간주한 것인가? 어찌됐건 왜 ‘이번’에 서둘러 조례 개정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의문으로 종결될 수밖에 없다. 시는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솔직한 해명은 물론, 20년간의 그 위법적 운영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는 게 상식이며 정상이라고 본다.

둘, 시사편찬위 연구원 직제 폐지를 위한 조례 개정이 성사(?)되면 조만간 학예직 채용 공고가 나갈 것으로 본다. 이렇게 채용될 학예직은 인천시사편찬팀에 소속돼 시사편찬의 제반 업무를 담당할 것이며, ‘인천역사편찬원’ 설립의 장기적(?) 로드맵을 수행할 것으로 본다. 

시 관계자는 학예직 채용의 이유로 정규직 공무원으로서 안정성 유지, 인천 역사와 문화 창달을 위한 우수한 인력 채용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이유는 진정성이 떨어진다. 그동안 존재했던 연구원, 즉 일반 ‘임기제’(비정규직)공무원도 근무 태도에 결정적인 하자가 없으면 사실상 직무의 안정성이 보장됐음을 보아왔다. 

더군다나 또 다른 이유인 우수한 인력 채용 운운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짙다. 일반적으로 학예직(정규직) 공무원 채용은 필기와 면접시험이 필수 과목인데, 공정성 차원에서 필기시험(1차)에서 상위 점수를 받은 응시자가 면접시험(2차) 자격을 얻게 된다. 필기시험 문제를 인천 역사와 문화 관련 내용으로만 출제할 수 없는 사정에서 인천 역사와 문화 창달을 위한 우수한 인재가 학예직으로 선발된다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학예직을 선발한 시 소속기관의 사정을 보면 인천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선발된 적도 없지 않았다. 따라서 학예직보다는 기존의 일반임기제 공무원처럼 면접시험만의 방식이 인천 역사와 문화 창달을 위한 우수한 인재 선발 취지 및 목적에 더 부합된다고 본다. 물론 면접시험 시스템의 질적 개선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결국, 위 두 잡음·파행과 밀접하게 결부된 문제가 ‘인천역사자료관’(‘자료관’)의 존폐 문제였다. 자료관은 조례에 규정된 시사편찬위의 역사자료 수집 및 조사, 연구, 편찬 기능을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였고 공간이었다. 그런데 설치 조례가 없다 보니 간혹 존폐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다행이도 시는 기존 폐관의 입장을 번복해 자료관을 이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그 어떤 사안보다 자료관에 대한 설치 조례를 제정하는 일이 가장 급선무라 하겠다. 아울러 자료관이라면 연구원이 상주해야 하니 기존의 운영 방식대로 그대로 가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참에 자료관 명칭도 ‘인천역사편찬자료관’으로 변경해 ‘인천역사편찬원’ 설립의 로드맵을 기획하고 추진하게 하면 되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순리이고 정상 궤도라고 본다. 그러니 시는 이제라도 인천역사학 발전을 저해하는 섣부른 ‘칼춤’을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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