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와 양평군은 수년 사이 전통의 보수진영과 급부상한 진보세력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올 4·15 총선에서 ‘신(新)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경기남·동부지역에서 유난히 보수세가 강했던 여주와 양평이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사상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장과 양평군수가 당선되며 진보의 새로운 바람과 함께 정치지형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에 수십 년간 여주·양평 선거구에서 맹주를 자처했던 5선의 정병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만큼 보수·진보진영 간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여주·양평 선거구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보수세력의 재결집을 통한 미래통합당의 ‘수성’ 전략과 여당 프리미엄 속 더불어민주당의 ‘진보 바람’ 지속 여부다.

보수진영에서는 여전히 여주·양평지역이 보수의 텃밭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고, 진보진영에서는 민주당 소속 시장과 군수의 중간 평가라는 의미를 두고 지지 기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민주당에선 최재관(51)전 청와대 비서관이 후보로 나선다. 최 후보는 여주·양평 선거구 역대 가장 많은 6명의 예비후보와 경쟁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최 후보는 이곳 태생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경험과 정부여당의 이점, 여주시를 기반으로 한 농업 전문성을 표방하고 있다. 비서관 근무 당시 ‘공익형 직불제 정책 수립’ 등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경선에서 탈락한 경쟁자들과 ‘원팀’을 구성하는 등 지지세력 결집에 나서 이 지역 최초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각오다.

통합당에서는 김선교(59)전 양평군수가 결선에 올랐다.

지역의 대표적 보수성향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정병국 의원과 김선교 후보는 그동안 ‘불협화음’ 속에 보수의 분열을 초래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보수 결집에 성공한 인물이다. 이번 공천 과정을 겪으며 정병국 의원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김 후보를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양평 태생이지만 여주에 외가를 두고 있는 등 오랜 세월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며 3선 양평군수와 통합당의 전신인 한국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을 역임했다. 보수 분열을 막고 후보로 나선 만큼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3번의 군수 당선을 이끈 조직력이 건재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자 구도 속에 정의당 유상진(40)후보도 변수로 등장했다.

유 후보는 젊은 정치인으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양평군수 후보로 출마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여주·양평 선거구에 출마한 정의당의 첫 번째 후보가 됐다.

이 밖에 여주지역 원로 정치인 이규택 전 의원의 남자로 불리는 보수성향의 공화당 변성근(55)후보의 가세도 보수층 결집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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