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 남부센터 앞에서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관련 사전예약시스템을 알지 못한 채 방문한 소상공인들이 항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3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 남부센터 앞에서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관련 사전예약시스템을 알지 못한 채 방문한 소상공인들이 항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대출 사전예약시스템이 도입됐으나 인천 현장에서는 오히려 혼란이 발생했다. 제도에 대한 사전 홍보와 대출 신청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30일 오전 9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공단) 인천지역본부 남부센터 앞에는 20여 명의 소상공인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소상공인 직접대출을 받으러 왔거나 긴급경영안정자금 신청 서류를 받으러 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문을 연 센터에서는 현장상담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부터 사전예약자에 한해 대출 신청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단은 지역센터를 찾는 소상공인들이 장시간 줄을 서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사전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27일 사전예약시스템을 열고 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 내용을 알렸다. 센터에도 ‘30일부터는 현장 신청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지만 이날 발걸음을 한 소상공인 중 일부는 금시초문이라며 항의했다.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자들은 신청 방법을 모르거나 절차가 복잡해 중간에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현장 신청이 불가하다는 것을 모르고 센터를 찾은 이들은 새벽 4∼5시부터 줄을 섰다며 언성을 높였다.

센터를 방문한 A(29)씨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왔는데 상담이 안 된다고 해서 당황했다"며 "인터넷 예약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온 분들도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출 절차에 대한 홍보 문제와 함께 소상공인들이 센터로 몰릴 수밖에 없는 원인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4월 1일부터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으로 대출창구를 확대하기로 했으나 이는 신용도가 1∼6등급인 소상공인들만 대상이 된다.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들은 지역센터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분산 효과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출 창구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주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평상시 소상공인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신청 방법이나 구비서류를 모르고 무작정 센터로 가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신용도가 6등급이 되지 않는 소상공인들이 많기 때문에 센터에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면 등급을 낮춰 더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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