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양동근이 1일 강남구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 도중 프로인생 17년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은퇴를 선언한 ‘프로농구 전설’ 양동근(39)이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말쑥한 양복을 차려입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양동근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은퇴를 발표하게 돼 죄송하고, 많이 와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해 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과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팬 여러분께서 아쉬워하실 것 같은데 저도 이렇게 마무리하게 돼 아쉽기는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양동근은 올해까지 17년간 상무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14시즌을 현대모비스 한 팀에서만 뛰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플레이오프 MVP 3회 모두 양동근이 프로농구 최다 기록 보유자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40경기에서 평균 10점, 4.6어시스트(4위), 2.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지만 전날 갑작스러운 은퇴 발표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양동근은 "정말 꿈 같은 시간이 지나간 것 같은데 도와주신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던 꿈이었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 도중 눈가를 만질 때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간지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여유를 보이던 양동근은 결국 이후로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 이후 계속 함께 했던 코트와의 이별을 슬퍼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기를 원하느냐’는 물음에 양동근은 "팬 여러분께는 저 선수가 있을 때는 뭔가 믿음이 가고, 한 번이라도 더 뛰었으면 좋겠고,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답했다.

양동근의 공식 은퇴식 행사는 2020-2021시즌 홈 개막전에 열릴 예정이며, 그의 등번호 6번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다. 양동근은 외국 코치 연수를 통해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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