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2일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준비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이렇게라도 교과서를 배부한 학교 측의 노력에 감사합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가운데 경기도내 각 학교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교과서 배부 방법이 등장했다.

2일 오전 10시 1학년 학생 335명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 배부에 나선 수원고등학교 강당 앞에는 간이 탁자 위에 11권의 교과서가 각각 비닐에 포장된 채 가득 쌓여 있었다.

차량에 탑승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순서대로 강당 앞에 정차해 차량 내부에서 본인 확인(또는 가족관계증명)과 수령 서명 등의 절차를 거쳐 교과서를 받은 뒤 귀가했다. 각 반별로 시간을 정해 이뤄진 배부 과정에서 각 반 담임교사들은 아직 입학식도 치르지 못해 만나지 못했던 제자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당초 2019학년도 겨울방학이 끝난 직후 2학년에게 먼저 교과서를 배부했던 수원고는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1·3학년에게 교과서를 배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학 연기로 정확한 배부일을 확정하지 못하던 중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과서 배부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교과서 배부를 결정한 뒤 지난달 30∼31일 3학년에게 교과서를 나눠 줬다.

구리 인창고등학교의 경우 이날 전교생에게 택배를 이용해 교과서를 배부했다. 인창고는 학부모들과의 협의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을 결정, 전교생 700여 명을 대상으로 2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택배로 교과서를 발송한 것이다.

이날 수원고에서 만난 학부모와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입학식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과 불안함이 컸는데, 이 같은 방법의 교과서 배부를 결정해 준 학교 측에 감사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등교 시기 등 여전히 불확실한 향후 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송승원(16)군은 "지금 일주일에 3회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서는 학교의 온라인 수업을 통해 공부하고 있지만 언제 등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수원고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 모두 처음 겪는 상황에 따른 혼란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온라인 개학 기간을 포함해 학생들의 학습환경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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