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겨레문화연구소 이사장
이재훈 겨레문화연구소 이사장

4·15 총선 승리를 향한 여야의 총력 선거전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당은 전 세계 확진자 100만 명을 넘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보고 ‘코로나 총선’으로 밀고 나가는 모습이고, 야당은 정부가 무능하고 실정을 했다며 정부 심판론을 주장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당들의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모습들을 보면 ‘당선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것 같은 의구심마저 든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새로운 선거법이 도입됨에 따라 거대정당을 중심으로 소위 ‘위성 정당’이란 것이 만들어지고 ‘의원 꿔주기’까지 등장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유권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선거 때만 되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선거용 정당들과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들이 나타나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듯 코미디와 같은 정당 이름에 황당한 강령까지 내세우고 있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1천여 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가운데 40% 정도가 전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재범 이상 범죄 전력자도 40%가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병역 의무마저도 지키지 않은 후보자가 155명이나 된다니,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출마한 후보자들과 정당들을 제대로 살펴보고 신중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4년간 제 역할을 방기(放棄)해 온 국회의 모습과 그 중심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우선 각 가정에 보내진 선거공보를 통해 우리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행적부터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선거공보에는 각 후보자의 인적사항과 재산 상황, 그리고 병적(兵籍), 최근 5년간 세금 납부와 체납실적은 물론 후보자의 전과기록과 위반 법령 등이 나타나 있다. 음주 운전 사고나 성폭력과 성추행, 탈세, 사기, 절도 등과 같은 파렴치범 전력이라도 있다면 당연히 배제해야 할 것이다. 후보들이 약속한 공약(公約)들이 임기 내 실행이 가능한 공약인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일이다. 엄청난 예산과 오랜 기간이 필요한 사업이거나 황당하고 허무맹랑(虛無孟浪)한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후보는 당연히 신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참에 상식 밖의 막말이나 거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터무니없이 자기 주장만 앞세우며 막말이나 선동적 발언, 험한 행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국회의원은커녕 민주시민의 자질이나 교양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도 틀림이 없다. 이런 사람은 보통 과도하게 진영논리에 갇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쪽이 벌이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고, 반대쪽은 무조건 배척하는 등 사리를 분명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사람으로 봐도 좋다. 퇴행적인 국회 모습에 책임이 큰 현 국회의원들도 자세히 검증해 봐야 한다. 국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소속정당과 어느 상임위원회 소속인지 알 수 있을 뿐더러 그간 국회 활동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확인해보자. 국회의원이 선거 때 공약한 약속을 이행하려면 법안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공약을 제대로 실천했는지는 그가 발의한 법안을 보면 대충 알 수 있게 된다. 또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무슨 발언을 했는지도 국회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회의록을 검색하면 국회의원별 발언 내용을 검색할 수 있는데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의 발언 내용에서 면책특권을 악용한 발언은 없는지, 공공의 이익과 우리 고장 현안 해결을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활동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법안 발의와 국회 발언 내용 외에도 어떤 법안에 찬성과 반대표를 던졌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원의 의정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법안별 의원들의 찬반 기록도 국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떤 법안에 찬성 혹은 반대를 했는지 드러나기 때문에 그 의원의 양식이나 개인적 품성과 성향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 밖에도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을 통해 의정활동을 얼마나 성실하게 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으며, 의원이 되고 나서 재산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이제껏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쟁(政爭)에만 몰두해온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더 보고 싶지 않다면 이번에야말로 자격을 제대로 갖춘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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