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이 국산기술로 만든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체내에 넣어주는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이용해 폐 이식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와 서강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국산 에크모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지난해 10월 시스템의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했고, 지난해 12월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올초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흉부외과) 교수팀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그 동안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연구팀은 혈액펌프와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 약 70% 정도가 국산화율을 달성했고, 우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 가운데 95% 정도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상훈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에크모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향후 정부 연구비 지원도 성공여부를 떠나 좀 더 도적적인 프로젝트에 힘이 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에크모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지난해까지 5년 간 50억여 원을 지원하고,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흉부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호흡기내과) 교수, 서울대 김희찬 교수, 서강대 허남건 교수, 서울아산병원 황창모 교수가 참여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많이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는 에크모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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