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또 다른 피해 ‘반려동물’ 보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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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또 다른 피해 ‘반려동물’ 보듬어요
인천수의사회-SKY동물의료센터, 여성긴급전화와 손잡고 보호 나서
  • 김유리 기자
  • 승인 2020.04.10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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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와 인천수의사회, SKY동물의료센터가 가정폭력피해자 및 반려동물의 안전한 보호환경 구축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인천시 미추홀구에 거주하던 여성 A씨는 지난해 9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를 일삼는 배우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에 방문했다.

하지만 임시보호시설은 반려동물과 동반입소를 할 수 없어 반려견 2마리는 집에 방치되고 말았다. 자신이 떠난 후 가해자가 반려견에게도 폭력을 가할까 불안을 느낀 A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가해자가 있는 집에 다시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그렇게 집을 몇 번 오가며 보살피고자 했지만, 결국 유기견센터로 인계돼 가족과도 같던 반려견과 헤어지고 말았다.

이처럼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임시보호소에 반려동물과 동반입소를 못하면서 위협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다. 이제 이들을 보호해줄 곳이 생겼다.

인천수의사회와 SKY동물의료센터가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와 손을 잡고 반려동물을 함께 보호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상담 및 긴급피난처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매년 긴급피난처를 방문하는 600여 명의 피해자들 중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집을 탈출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함께 동반입소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일부 피해여성은 입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통제하기 위해 반려동물에게 학대하겠다며 협박하거나 실제로 학대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여성긴급전화센터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가해자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지역 내 24시간 365일 동물진료를 지원하는 SKY동물의료센터에게 돌봄서비스를 제안했다. SKY동물의료센터 또한 동물보호 및 피해여성 지원을 위한 공익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흔쾌히 수락했고, 인천수의사회와 지역 내 동물병원들의 동의를 얻어 마침내 9일 공동협약을 맺었다.

협약 내용에 따라 가정폭력 피해자가 임시보호시설 입소 전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의뢰하면 인천여성긴급전화센터는 지역 내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을 인계하고, 최대 7일까지 무료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양시영 여성긴급전화1366 인천센터장은 "피해자가 보호시설에 단독으로 입소할 때 가정에 남겨진 반려동물의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싶어 협약을 추진했다"며 "가정폭력 여성과 반려동물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이세 SKY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수의사로서 동물 보호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다"며 "만약 혼자였다면 엄두가 나지 않았을 일이지만, 수의사협회와 여성긴급전화센터 등 많은 분들의 협조를 받아 추진하게 돼 몹시 기쁘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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