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창업벤처과장
이세형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창업벤처과장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세계 각국에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의료진의 헌신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신속한 진단시약 개발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S사가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은 대량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찾고 있다. S사는 코로나19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AI(인공지능)와 자동화기술을 이용해 분석함으로써 진단시약의 신속한 개발이 가능했다고 한다. 

S사의 뛰어난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사람들 간 전염 과정에서 변이가 진행되는데, 어느 시점에 이르면 진단시약의 성능이 저하된다고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사는 의료 현장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자동 수집해 바이러스 변이를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변이된 바이러스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진단시약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되더라도 데이터(Data)의 자동 수집(Network)과 AI 기술을 활용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진단시약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DNA를 활용하는 연구개발 과정은 제품 개발에 있어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한편,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는 기온이 높아지는 3월이면 어느 정도 진정되고 5월이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장돼 언제 끝날지 예측이 불가한 상태다. 코로나19 전까지는 국내 기업의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의 생산을 거의 대부분 중국에 의존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공장이 멈춰 서면서 국내 제조기업의 생산도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생산 중단을 막고자 제3국으로부터 필요한 부품을 조달받을 수 있을지 동분서주하며 조사와 검토를 진행 중인 기업도 있었다. 

중국에서 공급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이러한 부품들은 그동안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 때문에 레드 오션(Red Ocean) 산업으로 불리며 국내 기업이 생산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품들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한 곳조차도 생산하지 않게 돼 국내 제조기업의 중국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부품 생산이 원활치 못하면서 국내 공장이 멈췄다. 이에 중소기업은 중국에서 생산됐던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더욱 그렇다. 물론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다. 그동안 중국으로 넘어간 기술이 한층 발전돼 지금 당장 국내 기술로 중국에서 생산하던 부품을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거기에다 원자재 공급,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당분간은 세계적으로 제조기업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러한 기간에 국내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AI 기술을 개발해 제품의 가성비를 높이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요즈음 언급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리쇼어링(Reshoring)을 촉진하는 계기가 돼 국내 제조기술 향상과 스마트공장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스마트공장과 DNA(Data, Network, AI)를 활용한 생산관리, 연구개발, 마케팅 등이 가능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제조혁신 체계를 구축한다면 국내 공장으로도 글로벌 경쟁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 본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중소기업의 DNA가 한층 더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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