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20일 수원시 영통구 신영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학생들이 EBS 방송을 보고 있다. 이날 개학한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 시청 위주로 원격수업을 받고,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쌍방향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전국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20일 수원시 영통구 신영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학생들이 EBS 방송을 보고 있다. 이날 개학한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 시청 위주로 원격수업을 받고,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쌍방향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지난 9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 정부의 단계적 온라인 개학이 모두 마무리됐다.

그러나 경기도내 일선 학교에서는 인터넷 접속 문제로 긴급돌봄 학생들이 수업에 차질을 겪었고, 가정에서는 ‘학부모 개학’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도내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38만3천400여 명이 ‘3차 온라인 개학’을 맞으면서 전체 초·중·고교생 147만2천900여 명의 온라인 개학이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은 1만9천여 명(4월 17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날도 돌봄교실에서는 여전히 EBS 접속장애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수원 A초교의 한 교실에서는 긴급돌봄을 신청한 1학년 학생 11명이 ‘개학’을 주제로 한 EBS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학습 도우미들이 수업 참여를 돕고 있었지만, 학생 대부분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학년 학생 16명이 모인 교실에서는 EBS 온에어 접속이 되지 않아 학교 역사를 소개하는 동영상 시청으로 수업을 대체했고, 컴퓨터실에 모여 있던 3∼6학년 10여 명 중 일부가 1시간여 동안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조차 하지 못했다.

수원 B초교에서는 긴급돌봄을 신청한 2학년 학생 1명이 기존 일반돌봄교실 학생 6명과 함께 돌봄전담사의 도움을 받아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1교시 ‘국어’ 수업을 EBS 온에어를 통해 시청했지만 영상이 멈추는 일이 반복되자 금세 집중력을 잃고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담임교사는 "TV로 시청하는 아이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컴퓨터 등 인터넷을 통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집중력 저하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각 가정에서는 컴퓨터 조작 능력이 부족한 아이를 대신해 학부모가 수업 참여와 과제 수행을 비롯해 출석을 인증하는 일까지 일일이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학부모 이모(46·여)씨는 "초 1학년 자녀가 아직 한글을 몰라 혼자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학교에서는 긴급돌봄 신청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정작 부모는 모두 출근해야 하다 보니 아이의 수업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퇴근 후에야 온라인을 통해 EBS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교육부는 일시적인 접속 지연 외에 큰 접속장애는 없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대응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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