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공원 지정 후 20년 동안 미진했던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보전 가치를 높일 생태적 기반사업이 올해 잘 마무리하면 수도권의 대표적인 생태여가 공간으로 거듭 태어날 전망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수도권 최대의 생태관광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 정비가 안 돼 있어 방문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던 터에, 인천시가 활성화를 위해 거대한 생태 힐링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가 현재 생태 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자연마당 조성은 환경부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사업으로, 2018년부터 총 3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 염생식물원, 조류전망대, 저수위습지, 탐방데크 등 볼거리 제공과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에코톤(생물군이나 특이종 출현이 잦은 전이지대)을 형성하는 입지 특성과 8천 년 이상의 형성 역사를 가진 갯벌 및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행성 갯골이라는 희귀성 등으로 수도권 유일의 해양습지로서 가치가 높다. 특히 오염물질 정화 기능과 함께 자연재해 및 홍수 조절은 물론 각종 희귀 동식물들의 서식 장소로서 천연기념물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 동식물 23종을 포함한 790여 종의 생물이 터전을 잡고 있는 생명의 보고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소래습지생태공원 개발사업이 해당 지자체인 남동구가 추진하는 이 지역 중장기 발전 계획 사이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데 있다. 시와 지자체가 각각 추진하는 대체서식지 조성과 관광 개발사업이 서로 어긋나고 있는 탓이다. 지자체는 관광 활성화가 주요 방향인 반면 자연마당 조성은 생태 보존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소래생태공원이 지역사회뿐 아니라 수도권의 대표 생태 여가공간으로 사랑받을 수 있으려면 개발은 불가피하다. 

자연을 개발하지 않고 보존가치라는 명분에만 매달린다면 편리하고 발전된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환경보호와 지역사회 발전이 함께 이뤄지려면 시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습지공원 조성사업이 이뤄지면, 수도권 시민을 위한 최대의 힐링쉼터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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