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2020시즌 프로축구 K리그 개막 일정이 24일 확정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어 개막일과 경기 수를 결정할 참이다. 개막일은 다음 달 9∼10일이 1안, 16∼17일이 2안이다. 팀별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 개막 2주 전에는 일정을 확정해 알린다는 방침이다. 구단들은 일단 캄캄했던 리그 개막일이 예고되자 안심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첩첩산중이다.

구단들은 2월 29일 예정이던 개막일이 5월 중순으로 밀리면서 당장 시즌권 환불과 홈구장 A보드 판매 협상이 당장 발등의 불이 됐다. 시즌 38라운드 대신 27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5라운드)로 치러질 전망인데, 홈경기 횟수가 기존 18~19회에서 13~14차례로 줄어 시즌권 환불 또는 부분 환불이 불가피하다. 시즌이 개막돼도 한동안 무관중 경기로 치러질 공산이 커서 실제 팬들이 볼 수 있는 경기는 더 줄어든다.

시즌권도 자유석보다 지정 좌석이 더 문제가 크다. 리그 개막 이후 무관중에서 유관중으로 바뀌어도 한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팬들끼리 좌석을 벌려 놔야 하는 상황도 부담스럽다.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자유석은 팬들이 자율적으로 서로 떨어져 앉을 수 있지만 지정석은 곤란한 부분이 많다. 2~6인석으로 판매한 테이블석 등은 일행이 떨어져 앉을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고 설명했다.

프로연맹이 구단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팬들이 시즌권의 전액 환불을 요청하면 구단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경기 수 축소에 따른 부분 환불의 경우 시즌권 구매자에게 구단 상품이나 이벤트 초대권 등으로 대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즌 일정의 축소로 구단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폰서 광고 영업도 타격이다. 일부 구단들은 연습경기 자체 인터넷 중계를 통해 스폰서 광고 노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즌 개막일이 미뤄지면서 A보드 광고 계약도 아직 서명을 못 하고 있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금액도 깎으려고 할 것 같다. 광고 노출 횟수를 늘려 주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들의 경제적 피해는 점점 쌓이고 있다. 프로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K리그1 12개 팀·K리그2 10개 팀)의 올해 매출액 감소는 575억 원. 일부 구단은 선수단과 프런트의 임금을 깎는 ‘고통 분담’에 나서기도 했다.

지방 구단의 한 단장은 "코로나19로 모기업의 경영 악화나 지자체의 지원금 감소가 발생하면 당장 올해 3~4분기나 내년 시즌에 구단들의 살림에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은행 대출을 받아 시즌을 치르고 운영자금이 들어오면 이를 갚는 구단들도 있다. 자칫 선수단 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을 구단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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