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의 격전지로 꼽힌 인천 동·미추홀을 선거구에서 윤상현 당선인은 20대 총선에 이어 21대에서도 무소속으로 나와 전국 최소 득표차(171표)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윤 당선인은 미래통합당의 패인을 분석하며 기존의 가치와 전략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야권 전체의 새로운 그림과 판을 구상하고 있는 그는 모든 공을 주민들에게 돌리며 정치적 신의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으로 꼽히는 동·미추홀을에서 원도심 균형발전과 교통망 혁신, 세대를 아우르는 융·복합시설 건립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윤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전국 최소 표차(171표)로 당선된 소감은.

▶인천지역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보수당인 미래통합당이 1석을 갖는 참패를 당했다. 저는 구도적으로 대통령 지지도와의 싸움, 통합당 안상수 후보와의 싸움, 여당 후보 등 여러 틈바구니에서 무소속으로 싸웠다. 쉽지 않았다. 개표 막바지에는 표차가 확확 줄어 정말 힘들게 당선됐다. 171표차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미추홀 주민들의 위대하고 기적 같은 승리다. 주민들이 참으로 위대하다. 앞으로도 주민의 뜻만 보고 가겠다. 

저는 4년 전에는 집권여당 공천에서 배제됐고, 이번에는 야당에서 공천을 배제당했다. 하지만 이렇게 신화를 쓰게 해 준 주민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정치적 신의를 지키고 반드시 보답하겠다. 더 열심히 위대한 미추홀구 주민들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겠다.

-미추홀구의 교통혁신과 청년문화 활성화,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하겠는가.

▶수봉한빛타워 건립과 지하철 3호선 및 학익터널·문학나들목 인천방향 램프 건설, 인천대로 녹지축 및 대형 주차장 개발, 학익·용현 ICT밸리 조성, 첨단복합도서관인 ‘용정배움누리’ 건립 등이 저의 5대 공약이다. 

교통공약은 제물포∼미추홀구청∼용현시장∼인하대∼학익법조타운∼문학동∼인천터미널로 이어지는 인천지하철 3호선을 건설하겠다. 제물포역 급행 정차를 이뤄 낸 강력한 추진력으로 ‘우리 동네 지하철 시대’를 약속 드린다. 또 연안부두∼인하대역 노면전차(트램) 건설과 GTX-B노선·수인선·송도역 연결, 제2경인고속도로 문학나들목 인천방향(인천공항·인천항)으로 진입로 건설 등 미추홀구의 교통지도를 바꾸겠다. 

‘경제 먼저, 일자리 먼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학익유수지를 매립해 ‘학익 ICT밸리’를 조성하겠다. 이곳에 정보통신기술(ICT)과 항만물류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고 4차 산업혁명이 미추홀에서 태동하게 될 것이다. 용현·학익지구에는 인천 최대 서비스문화산업지를 구축하겠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미추홀구의 발전을 위해 발로 뛸 것이다. 변화하는 미추홀구, 발전하는 미추홀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미래통합당으로의 복당 얘기가 나온다. 인천시장 출마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마음이 무겁다.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84석을 얻었다. 국민들은 야권을 심판했다. 뭔가 지금의 것을 뛰어넘는 야권 전체의 그림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야권을 심판했다는 것에, 야권에 대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마음이 무겁다. 문재인정부 3년 실정을 심판하자는 국민적 요구를 당이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본다. 야당의 몰락이자 참패다. 

다른 선거구에서 복당하겠다는 몇 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복당은 미추홀구 주민들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게 기본적 예의라고 생각한다. 주민에게 먼저 묻고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 잘 이끌기 위해서라도 견제력 있는 야권이 제대로 서야 한다. 현재는 야권을 어떻게 수습하고 재건할 것인가 하는 큰 차원에서의 고민과 그 속에서 제 개인적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복당 얘기를 할 때는 아니다. 

또 야권에 후보가 없다 보니 인천시장 후보에 출마하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를 논하기에는 섣부르다. 모두 복당 이후에 할 얘기라고 생각한다. 시기상조다.

-야권에서 윤 당선인의 향후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에 야권이 차지한 의석 103석을 모두 합쳐도 여권 180석에 비해 적기 때문에 법안 표결 등에 들어가면 견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압도적으로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야권에서 수도권 중진 의원들이 별로 없다. 수도권에서 4선 이상 당선된 중진으로서 제 역할을 찾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 체제에서 당의 정책과 전략, 이미지 메이킹 등이 안 보인다고 얘기했으나 당내 혁신은 단지 부분적인 변화에 그치고 말았다. 당이 보고 싶은 면만 보고, 보기 좋고 듣기 좋은 것들만 취한 게 아닌지, 또 영남권 의원들의 중심적 사고 속에서 수도권 전략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당시 원내대표에 나가 볼까 했는데 소장파 의원들에게 그 자리를 넘겼던 상황이다. 

이번에도 원내대표에 나서라는 얘기가 많은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만들어지면 5월 초께 결정될 것이다.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은 정치적으로 베테랑이고 소신을 굽히지 않는 분이다. 이번에 들어서는 통합당 비대위는 당의 이념적 좌표를 설정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공천도 과학적이고 사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맞춤형 공천을 해야 한다. 통합당의 공천은 이번에 그렇지 못했다. 기본적인 여론조사도 하지 않고 탁상행정으로 진행됐다. 어쨌든 야권 전체의 재편이 중요하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파괴를 통해 야권의 새로운 지형,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사고로, 또 사고 자체를 바꾸고 세대를 뛰어넘는 그런 당, 정치관행을 다 바꾸겠다는 그런 야당이 필요하다.

저는 이미 지난해 당을 허물고 새로운 가치로 세워진 제3지대 창당론을 주창했다. 야권의 큰 그림이, 혁신안이 이제 나와야 하고 저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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