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서 ‘!’로 제목이 바뀌었다. 한 주 전에 쓴 서해안 제목은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가는가1’이었다. 제목을 이렇게 단 이유는 이를 주제로 여러 편의 글을 써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제목이 바뀌었다. 암튼 그런 사정이 있었다는 설명을 전하고 두 번째 이야기를 쓴다. 

나는 원시인이다. 왜 이런 생각을 가졌을까. 사회부 기자로서 누구보다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읽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단지 우물 안 개구리였을 뿐이었다. 누가 구분한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표현을 빌리자면 소위 ‘마이너 신문’에서 출발해 좋은 기회가 생겨 ‘메이저’로 승격하게 됐다. 이후에도 운이 따라 점점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할 수 있게 됐다.

‘근면과 성실’이 몸에 밴 우리 세대 부모님들이 그렇듯 어느 순간 자식인 나도 적어도 ‘근면’은 아니지만 ‘성실’한 편에 속하는 축이다. 언론사에 수습기자로 입사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그런데 언론사에 몸 담고 일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 다른 조직보다 토론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수평적 구조로 운영될 줄 알았던 언론사가 실은 군대식 문화에 가깝다는 점이다. 토의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시와 명령이 대신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정된 시간 안에 취재한 자료를 토대로 정확한 기사를 써야 하는 언론사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특히 지역언론사는 종합일간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매일 기사를 양산해내기에 한참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토론과 대화를 우선 순위에 놓고 신문을 제작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땐 상사와 선배의 경험을 믿고 이를 따르는 게 오판을 줄이면서 신문을 빨리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동안 나도 그렇게 행동했고, 지금 선배가 된 나도 후배들에게 경험에 따라 지시한다. 

다만 이러한 방식엔 큰 함정이 포함돼 있다. 경험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4차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언론산업도 마찬가지다. 개인용 컴퓨터와 같은 스마트폰을 모두가 하나씩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세상이 되면서 뉴스 소비 방식이 180도 변화했다. 전통의 종이신문은 저물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뉴스가 중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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