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털
108분 / 범죄 / 15세 관람가

"나는 싸우지 않고 지는 건 딱 질색이야!"

 영화 ‘범털’은 우발적인 폭력사건에 휘말려 교도소에 들어온 신입 ‘만희(이시후 분)’가 우연히 ‘범털(이설구)’이 있는 폭력방에 입소하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일을 다룬 본격 교도소 범죄활극이다. ‘범털’은 교도소 내에서 가장 돈 많고 지적 수준이 높은 수감자를 일컫는 은어다. 

 영화 속 범털 또한 폭력전과 5범의 영등포지역을 접수한 조직폭력배의 두목으로, 비열하고 거친 세상을 두 주먹으로 살아가는 교도소의 실세다. 같은 사동에 머물고 있는 반대파 조폭 두목 ‘태수(유상재)’ 일당이 그를 범털의 자리에서 밀어내기 위해 비겁한 계략을 쓰며 기습해 와도 그는 오직 두 주먹으로 맞선다. 

 범털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는 폭력방 인원들은 태수 일당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평화로운 감방생활에 위협을 받게 된다.

 이 작품은 절도·강간·사기·살인·마약 등 강력범과 파렴치범들이 우글대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며 때에 따라 맞서 싸워야만 하는 밑바닥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교도소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하나의 사회로, 그 속에서 진한 우정과 의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비록 죄를 짓고 강제로 끌려와 한곳에 모여 살게 된 이들이지만 가족 못지않은 끈끈함으로 서로를 위하고 아낀다.

 영화 ‘범털’은 매우 사실적이며 적나라한 교도소 생활의 모든 것을 여과 없이 스크린에 그려 낸다. 바깥세상과 다를 바 없이 돈과 힘 있는 자가 모두 위에 군림하게 되는 교도소의 불공정한 시스템을 유머러스하고 통렬한 시각으로 비판한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과 냉혹한 승부를 통해 이제까지 만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타입의 작품인 영화 ‘범털’은 14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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